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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행복공장은 '성찰을 통해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위기와 갈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프로젝트를 기획하였습니다. 3월부터 5월, 9월부터 12월까지 매주말 스무 명 남짓의 사람들이 1.5평 독방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24시간의 고요를 통해 내가 새로워지고 우리 사는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행복공장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 16] 타인의 시선이라는 감옥

행복공장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내 안의 감옥"은 단순한 방법을 통해 나를 포함한 참가자들을 각각의 고유한 경험으로 이끌었다. 모두는 같은 것을 겪더라도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되고 그 만의 삶을 산다. 물리적 감옥에 갇혀있는 동안 정신적인 여행으로 무엇을 얻었는지는 어쩌면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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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1시간의 간단한 OT와 함께 참가자들과 둘러앉아 1.7평 독방에 들어가기 전 소감을 말한다. 당시 나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해 알 수가 없고 처음 참여하는 것이어서 경험 한 후에야 이것이 어떠할 지 알 수 있겠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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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가니 의외로 마음이 편안했다. 스스로에게 어떤 과제나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데 해야만 할 것들을 손에서 놓고 있다는 일종의 죄책감을 주지 않아도 되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보이지 않는 것들에 쫓기고 다른 이들의 시선에 나를 맞추기 시작한 걸까? 시간이 흘러 저녁 식사가 방문의 사각구멍을 통해 들어오는데 방안의 나를 녹화 중인 소형 카메라의 렌즈를 보고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사전에 동의를 구했음에도 방송사에서 설치한 이 작은 검정색의 물체는 나의 사고를 자기 검열의 순환 고리에 묶어버렸다. 내가 뭘 했지? 요가를 했던 것도 같은데... 사실 그 몇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 카메라의 작은 메모리 칩은 세상 인파의 뇌였고 나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했는지, 얼굴을 붉힐 만한 일은 없었는지로 생각의 틀은 줄어들었다.


* 김수연 님이 참가자로 출연한 SBS 프로그램

줄어든 틀을 가만히 보다가, '네가 내 감옥이었니' 하는 생각에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언젠가 내가 원했을 나에게로 가는 길을 선택할 때 나는 그것을 타인의 시선으로 한정 지었다. 그들이 바라는 나는 사실 스스로에게 원하는 모습을 투영한 것이었다. 본래의 모습을 줄이기도 늘이기도 하면서 틀에 꼭 맞게끔. 그래서 스스로 하여금 그것이 나의 본 모습이라고 믿게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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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에서 나 뿐이고, 자유로웠을 나는 이미 없었다. 이미 내 마음의 나침반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보지 않기로 했다. 그 전의 사고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어떤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한편, 각자의 삶에서 시선을 거두는 것이 서로에게 필요한 만큼의 여유를 준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그와 상관없이 나는 어떠해도 괜찮다는 걸 떠올려 보았다. 외국에서 고등학교 유학 시절 중, 특히 호기심 많고 천진난만하면서도 배려를 잃지 않는 친구들을 좋아했었다. 그 친구들은 타인에 대한 배려만큼이나 스스로에 대한 존중도 잃지 않았다. 그들이 문득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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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독방시간이 끝나고 다시 참가자들과 둘러앉아 소감을 이렇게 말하며 끝마쳤다.

"타인과 함께 있을 때 제 스스로에 대한 감정에 충실할 수 있고, 혼자 있을 때는 타인에게 대하는 것처럼 존중과 배려를 잃지 않을 수 있다면 그때쯤에 제가 내 안의 감옥에서 나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 김수연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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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

http://www.huffingtonpost.kr/happitory/story_b_165535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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