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프로그램 [스케치] 2019 동물권 행동 카라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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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땅에는 녹지 않은 눈이 곳곳에 보이는 2019년 2월,
행복공장의 해피와 토리가 너무나 반가워할 분들이 홍천수련원을 찾아오셨습니다.
2019년 2월 22일 ~ 24일까지 동물권 행동 카라의 워크숍이 홍천수련원에서 열렸는데요.
동물권 행동 카라의 2박 3일간의 워크숍 이야기 함께 보실까요?^^
'전부터 행복공장의 독방 24시간에서 쉬고 싶었어요.'
'왜 하필 주말에 그것도 2박3일이나 워크숍을 하는지...'
'아이들(반려동물들 포함) 두고 집을 떠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이왕 온 거 독방 안에서 쉬고 싶어요. 하지만, 연극은 하기 싫어요!!!'
서른명 가까운 활동가 분들은 이번 워크숍을 통해 온전히 쉬고 싶었습니다.
그. 런. 데. !
웅? 독방 에서 쉬고만 싶다던 활동가 분들 어디계시죠?
부뚜막에 미친 고양이 멍! 멍멍!! 멍멍멍!!!
찰칵~! 어흥 ~!! 꺄악~~~!!!!
같이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옆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잘 알고 있을까요?
한 곳에서 함께 일하고 있지만, 모두가 서로를 다 알지는 못합니다.
함께 놀이를 하고, 이야기를 하고, 모듬별 소개 발표를 통해서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다른 동료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저 분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어?'
당신이 옳다.
누구보다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활동가 분들에게는 심리적인 CPR이 무엇보다 필요한데,
정혜신 & 이명수 두 분께서 홍천수련원에 오셨네요.
"진정한 공감은 '경계'를 인식하는 공감"
"충(고). 조(언). 평(가). 판(단) 은 공감에 전혀 필요없는 요소"
라고 말하는 정혜신 박사님과 이명수 작가님의 문답형식의 강연은 활동가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행히 표정들이 밝아졌네요.
덕분에 잠을 편안히 잘 수 있을 거 같아요. ^^
워크숍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첫째 날의 피곤함과 조금은 닫혀있어 보였던 활동가 분들의 모습이 둘째 날에는 많이 달라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이래서 다들 '내 안의 감옥의 작은 독방이 너무 좋아~ !!' 라고 하나봅니다. (내 안의 감옥 부심! ^^)
이번 워크숍의 가장 큰 기억중에 하나가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매 끼니마다 밥과 반찬 그리고 간식까지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던 활동가 분들의 건강한 식성이었습니다.
행복공장의 식사를 담당하시는 팀장님께서 기분 좋은 놀람을 매 끼니마다 표현하셨다죠? :)
사실, 행복공장 홍천수련원의 식사는 이미 참가자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이 나긴 했어요.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남김 없이 비워질 수 있다니....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보고 놀라고, 또 놀랐답니다 ^^
둘째 날, 오전은 장상미님의 강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동안 NGO 활동가의 삶을 살아 오신 활동가로서 다양한 경험과 도움이 될만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셨어요.
"직업은 사람의 영혼을 담을 만큼 큰 그릇이 못됩니다."
첫째 날의 정혜신 & 이명수 선생님
들과 둘째 날의 장상미님까지
카라 워크숍의 강연은 활동가분들에게 맞춤형 강연으로 준비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의지 한다는 것.
그건 곧 그 사람을 믿는다는 또 다른 말이 아닐까요?
내 동료에게 의지한 채 눈을감고 걸어가다보면 처음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들지만,
어느새 그 동료를 온전히 믿고 의지한 채 큰 두려움 없이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느 곳에서든 내 옆의 사람을 믿을 수 있다면, 함께 손잡고 걸을 수 있다면, 어느 곳이라도 함께 즐겁게 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명의 사람과 믿고 의지하며, 걸을 수 있게 되면, 어느새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한 사람과 잡았던 손을 옆에서 옆으로 이어 잡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많은 걸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잡은 손을 통해 서로를 느끼고, 공감하면 그것으로도 괜찮으니까요. ^^
'해!' - '싫어!!'
'해줘~~ㅠ' - '싫거든! 싫다고!!'
'아빠~!! 내 사생활 간섭 좀 그만하라고!!'
'얘가 그게 지금 아빠한테 할 소리야?!!'
우리는 평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마음 껏 하며 살고 있을까요?
늘 가슴에만 쌓아 뒀던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분명, 2월은 아직 겨울이죠?
하지만 홍천수련원의 날씨는 봄이 코앞까지 왔다고 느껴질만큼 따듯하고 포근했습니다.
야외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였구요.
실내에만 있었다면 조금은 답답함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밖에 나가서 뛰며 활동을 했더니 가슴이 뻥 뚫리면서 맛있는 공기도 마음껏 내 안에 담을 수 있던 시원한 시간이었어요
또한 다시 실내에 들어와 다양한 연극활동을 통해서,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이해하고, 나아가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워크숍 중간에 동물권 행동 카라의 소중한 나눔이 있었네요. :)
너희들은 좋겠다~~~
해피와 토리가 저렇게 얌전히 집중하는 모습 정맒 보기 힘든 모습인데요.. ㅎ
(더 행복하자!! 해피와 토리야!!)
이제 우리는 어제와 오늘의 시간들을 통해
조금은 더 자유로워진 나를 발견하고,
더 가까워진 우리들을 발견하고,
더 알게된 내 옆의 동료들과 편안한 자유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 대해서 없는 얘기 만들어 내지 말라고!!!'
동물단체에서 일을 하다보면 참으로 다양하고,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업무로 인해, 사람으로 인해, 동물들로 인해 그리고 내부에서 외부에서 등등...
특히나, 동물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단체의 특성상 일반 사람들이 겪지 못하는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좋아서, 원해서, 하고 싶어서 하는 활동들이지만 어느 새 좋아했던 활동들이 내 안에 상처나 아픔들로 쌓여 가기도 합니다.
물론, 상처만 있는 건 아닙니다.
보람도 있고, 즐거움도 있고, 행복한 것들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좋은 것, 싫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지만, 평소에 표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도 쉽게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이번 워크숍 만큼은 하고 싶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전 남자친구와 사귈 때 썼던 편지를 가지고 왔어요. 그 편지를 태워 보내겠습니다.'
화르륵~
'저는 제 안에 있는 지방들을 태워 버리고 싶습니다. 맨날 다이어트 결심만 하고 못했는데 다 날라 갔으면 좋겠어요!'
화르륵~!
'저는 저의 게으름을 태워 버릴게요. 종종 게으름으로 인해 해야 할 일들도 놓치곤 하는데, 여기다 모두 태워 날려 버리고 싶습니다.!!'
화르륵~~~
살다보면, 버려야 할 것들이 생깁니다.
하지만, 알지 못하거나 미련이 남거나 아까워서 버리지 못한 채, 가지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게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다보면,
어느 순간 내 자신을 무겁게 만들고, 움직이는데 방해를 하는 것들이 되고 맙니다.
개인 뿐 아니라 관계 안에서, 조직 안에서 우리는 그런 것들을 너무나 많이 끌어 안고 살아 갑니다.
지금 나를 붙잡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지금 당장 버려도 되는 것을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 우리는 그런 것들을 가지고 와서 불에 태워 보냅니다.
나를 가볍게 하고, 우리를 가볍게 만듭니다.
2019 동물권 행동 카라 워크숍의 시간도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마지막 날에도 우리는 작지만 의미 있는 연극활동을 합니다.
꼭 대본을 외워서 무대에 올라가는 것만 연극은 아닙니다.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작은 연극활동을 할 수 있고, 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한명 한명의 표정이 더 없이 가볍고, 밝게 보입니다.^^
워크숍의 나누기를 끝내고, 우리는 내 안의 감옥 가석방을 인증받는 '가석방 증명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19 동물권 행동 카라의 워크숍이 모두 끝났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집으로 동물들이 있는 현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2박 3일간의 짧은 시간 동안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나와 동료들 그리고 우리 조직을 조금 더 깊고, 넓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죠.
앞으로 더 즐겁게 더 건강하게 동물권 행동을 위해 활동해 나갈 카라를 응원합니다. ^^
- 작성자 : 해피 크리에이터 룩희 -
우리들의 맛집도 조만간 꼭 다시 가겠습니다. 독방으로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