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하루 [참가후기] 나를 만나는 하루 5월 (2024.05.10~05.11)
- happ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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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솔직히 처음에는 ‘어떻게 전자기기 없이 24시간을 보내지?’ 하고 걱정됐었다. 근데 막상 들어와서 뒹굴뒹굴거려도 보고, 명상도 해보고 저녁까지 먹으니 피곤했다. 그래서 잤는데 되게 오래 잔 것 같았다. 내가 이렇게 잠이 많은 사람인 줄 몰랐는데 새삼 하나 깨달았다. 낮잠을 자서, 저녁에 잠을 못 잘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또 졸렸다. 많이 자고 많이 쉬어보니 남는 시간에는 명상도 해봤다. 이곳에 와서 자신을 성찰하고 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 못 했었는데 막상 와보니 창문 밖에 보이는 큰 산의 풍경 덕에 마음의 여유도 생기는 듯한 기분이었다. 매 순간이 ‘이곳에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고, 한 번뿐이 아닌 여러 번 마음속의 여유가 필요할 때, 이곳에 오고 싶다. 요즘 시기의 나에게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
◆ 한**
난생처음 해 본 독방 체험에 감사를 드립니다. 첫째 날 저녁 도시락이 간식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속이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녁은 일찍 소식을 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아침 식사는 어떤 걸로 하지? 저녁은?’ 하루 종일 분주하던 마음이 없어지니 얼마나 여유로운지요. 세상 떠나갈 때, 기쁘게 부르면서 가려고 했던 찬송가를 다시 찬찬히 외워 불렀습니다. 찬송가 책을 가져왔거든요. 원장님 말씀을 잘 듣고 지켜야 했는데, 폰을 내놓지 않아서 몹시 불편했습니다. 죄송했습니다. 아침 108배 시간엔 절은 안 했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40여 분을 지냈습니다. 아침 죽은 남기지 않으려고 반찬 배분을 잘 하면서 먹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낭비했는가 생각하면서~. 고맙습니다.
◆ 유**
생전 처음 나 자신을 뒤돌아 보는 귀한 시간이다. 지나온 길고 긴 세월. 어찌 살아왔는지 생각해 본다. 내 생애 중 가장 격동기였던 20대~ 30대를 생각해 본다. 그 시기에 잘 못 목표를 정하고 살아온 것이 너무 후회가 된다. 애초에 교육대학을 나와서 ‘교육자의 길로 가리라.’ 하고 그대로 했어야 했는데 군 제대 후 좀 더 좋은 대학인 상과 대학을 졸업하고 무역업계로 진출하여 많은 돈을 벌어서 돈과 명예를 같이 얻어야 한다는 야망을 꿈꾸게 된 것, 이 허망한 생각이 나의 영원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었고, 본래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선한 품성, 영적 가치 있는 삶은 잊어버린 삶을 살게 되었다. 결국 이제 몸도 마음도 노쇠의 길로 들어선 80대가 되어서 뒤돌아보니 아무것도 뜻대로, 생각대로 살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 모든 생명 있는 만물이 가야만 하는 길. 그 길의 종말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다. 이제 돌이킬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종말의 시간이다. 이제 남은 생의 순간순간을 의연한 태도로 받아들이고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장식하는 것만이 남은 나의 과제이리라.
◆ 박**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듯 아닌 공간에서 창 너머 보이는 산이 주는 편안함에 바람에 밀려가는 구름조차 예뻐 보였습니다. 행복공장이 맞네요. 24시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아본 나. 멍 때리는 여유로움에 웃음이 절로 나왔어요. 힘든 시기에 어려움 잘 이겨내시는 원장님. 건강 잘 챙기시어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주세요. 받는 사람들은 고마움을 표현 못 해도 늘 감사함을 느낍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시는 스태프님들도 감사하고... 고운 추억 간직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행복공장의 빛나는 날이 매일매일이었으면 합니다.
◆ C**
It’s not as exhausting and painful as I thought. The length was good for me. I know this is mainly a Korean program for Korean, but I believe there are a lot of not Korean speaking people in Korea who would benefit from this program. So it would be wonderful if the booking on the website could be available in English as well. It’s a good program why not share it with more people.
◆ 전**
A와 B 선택의 기로에 섰던 나에게 고요함을 주는 독방에서 생각을 하나로 모을 수 있었습니다. 나를 가두고 있던 감옥이 욕심이었다는 것을~. 이제는 내려놓고 처음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3년은 준비하고 시작하기로~. 아침의 새소리와 108배가 자연의 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이 고요함이 복잡한 머릿속을 명쾌하게 만들어 줄 수 있군요. 핸드폰 속에서 더 많은 정보를 찾는 것이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확신을 가졌는데 착각이었습니다. 수많은 정보를 버리고 내 욕심을 버리는 것이, 불필요한 인연을 끊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습니다. 이곳을 사랑하게 될 것 같습니다. 꽃 피는 봄. 강렬한 여름. 낙엽 지는 가을과 눈 쌓인 겨울. 모두를 고요한 독방에서 느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
이렇게까지 잠만 자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잤습니다. 나눠주신 내 안의 감옥 책자를 쓰면서, 작품 구상도 많이 하고 가려고 했었는데요. 하나도 하지 못하고 잠만 자버렸어요. 낙서장에 적은 글 하나 남긴 게 다네요! 처음엔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이 잠이 제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구나 했어요. 너무 오래 잠을 경시하고 살아서 오늘도 너무 잔 것에 죄책감을 느낄 뻔했는데, 이젠 푹 자고 간 것에 감사함을 느끼려고 합니다. 저는 워낙에 집순이라 1.5평 방이 불편하지 않았어요. 당당히 누워있어서 좋았습니다ㅎㅎ 도시락도 맛있었어요. 아침밥을 잘 안 먹어서인지 아침 도시락은 잘 안 들어가서 죽이 많이 남았습니다. 편안하게 쉬다 갑니다. 어제 뵌 모든 분들도 좋은 날 보내셨길 바랍니다. 안녕 313호~
◆ 이**
가장으로서, 회사의 간부로서 어중간하게 ‘나는 희생하고 있어.’라는 자기만족과 자신에 대한 연민, 혐오를 넘나드는 감정의 기복에 도움이 될까 하여 참가하였습니다. 건설회사의 관리자가 주중에 연차를 낸다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는 ‘정신교육’을 받은 세대이기에 홍천으로 운전을 하고 오는 내내 불안감과 이 프로그램을 선택한 내 결정에도 스스로에 대한 못 미더움이 가득했습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1.5평 남짓한 방에 들어오자마자 낯섦 속에서도 쏟아지는 평화로움과 포근함에 몇 년 만에 낮잠을 경험하였습니다. 불면증으로 약을 먹어야 잠을 잤기에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아이에게 편지도 쓰고 명상도 즐기며 자연스레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 108배 시간에 큰마음을 먹고 모든 절을 했습니다. 땀범벅이 되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허리와 허벅지의 고통만이 올라오는 와중에 마지막 108배 째에 ‘자기 자신을 위하여 절을 올립니다.’라는 말씀에 무너져 한참을 울었습니다. 자기 연민에 빠진 중년의 가장에게 큰 흔들림을 준 프로그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