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YTN radio] 신율의 출발 새아침_행복공장 권용석 이사장 인터뷰
- happitory
- 1911
- 0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2월 30일(수요일)
□ 출연자 : 권용석 변호사 (사단법인 행복공장 이사장)
- 소년원생들 연극 통해 상처치유
- 눈도 못 마주치던 아이들.. 많이 밝아져
- 성장과정에서 학대, 방치
- 엄벌만이 정답 아니다
- 소년원 나오면 사회정착 어려워.. 도움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소년원에 다녀온 아이들이 사회에 나와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또 어른들은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일인데요. 고민에 그치지 않고 직접 소년원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분을 만나보겠습니다. 서울소년원 아이들의 치유 연극을 기획한 사단법인 행복공장의 권용석 변호사 전화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권용석 사단법인 행복공장 이사장(이하 권용석):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지금 소년원 아이들이 참여하는 연극을 준비한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권용석: 네, 맞습니다.
◇ 신율: 어떻게 이런 일을 기획하게 되셨어요?
◆ 권용석: 저는 행복공장이라는 사단법인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저희 단체가 오래 전부터 소외계층 대상으로 치유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검사 출신이기도 하고, 저희 단체가 법무부 산하이다 보니까 소년원 생들에 대해서 전부터 관심이 많았고요. 그래서 작년부터 아이들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이것이 일종의 치유연극이죠?
◆ 권용석: 네, 그렇습니다.
◇ 신율: 그러면 치유연극이라는 게 어떤 건지 잠깐 소개해주시겠어요?
◆ 권용석: 통상의 연극은 배우들이 대본을 가지고 연극을 준비해서 무대에 올리는 것인데요. 그런 연극도 사실 보다보면 관객들이 치유를 받거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는데요. 이 연극들은 배우들이 자기 이야기를 가지고, 자기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서 공연하는 건데요.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또 과거의 상처 같은 것을 떠올려서 화풀이도 해보고,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의 변화가 생기고 상처 치유도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치유연극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이 연극을 하면서 실제로 아이들이 나아지나요? 기억나는 사례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 권용석: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되게 위축되어 있는데요.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자기표현이라든가 이런 것도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연극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적극적이게 되고, 자기를 창의적으로 표현할 줄도 알게 되고, 이런 것들이 아이들의 변화일 수 있고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분노나 상처가 되게 많습니다. 그런데 그게 대부분 가까운 사람들, 자기 부모, 이혼하고 자기를 버리고 떠난 엄마나 상습적으로 때리는 아버지에 대한 상처나 분노 같은 것들이 많은데요. 연극 과정에서 그런 것들이 해소되면서 부모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하게 되고요. 그리고 자기 자신이 저지른 비행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죄의식이 없거든요. 그런 것들도 서서히 바뀌어 나가는 것이죠. 그리고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도 하게 되고요.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학생들이 본인들이 노력하고, 사회에서도 이들에 대한 편견을 없앤다면 잘 자랄 수 있겠네요?
◆ 권용석: 네, 맞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런 프로그램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피해자들은 평생 상처를 지고 가는데 이렇게 나쁜 짓한 아이들을 왜 도와주고 관심을 갖냐? 이런 식의 말씀을 많이 하는데요. 사실 피해자에 대한 말도 굉장히 많이 있고 우리가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요. 피해자들이 입은 상처는 상처대로 치유하고 도와줘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우리 소년원 아이들 같은 경우에도 일단 과도기에 있는 아이들이고요. 많이 바뀔 수 있고, 좋아질 수 있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앞으로 함께 살아가야 할 아이들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 아이들이 더 나빠져서 범죄를 저지른다고 했을 때 그것에 의한 잠재적 피해자가 내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 아이들을 끌어안고 같이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신율: 물론 당연히 그렇죠. 실제로 청소년 시절에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잘 이끌어야만 미래에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 권용석: 네, 맞습니다.
◇ 신율: 검사 시절에도 소년범 사건을 많이 보셔서 이런 일을 하시는 것 아닌가요?
◆ 권용석: 검사 시절에도 아이들 사건을 많이 다루게 되었는데요. 범죄 내용도 나쁘고, 입건된 전력도 여러 차례 있고, 용서를 해줬을 때 나중에 재비행의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의 형편이나 살아온 성장과정이나 이런 것을 보면 아이들한테 모든 책임을 지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 아이들을 엄벌하면 아이들이 좋아지겠는가? 엄벌했으니까 다시는 비행이나 범죄를 안 저지르겠는가? 그거에 대한 확신이 없어요. 안쓰럽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늘 고민하게 되었죠.
◇ 신율: 네, 어쨌든 이렇게 연극 하시는 것 외에 또 다른 것 하시는 것 있으신가요?
◆ 권용석: 아이들이 소년원에 있다가 퇴원을 하게 되면 다시 가정으로, 사회로 돌아가게 되는데, 아이들이 정착하는 것이 만만치 않아요. 부모도 똑같고 또래 아이들도 똑같고 주변 환경도 똑같기 때문에 다시 재비행의 유혹에 빠지기 쉽거든요. 그래서 내년부터는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멘토링도 하고, 이런 저런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어쨌든 지금 앞으로 가장 중요한 건 젊었을 때의 실수를 했지만 사회에 나와서 다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데요. 거기에 많은 기여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용석: 네,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사단법인 행복공장의 권용석 변호사였습니다.
다시듣기: http://radio.ytn.co.kr/_comm/fm_hear_etc.php?key=201512301013565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