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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소식 영등포교도소에서_ 2학기 세번째 '포도는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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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세번째 영등포교도소 문화예술 프로그램

*시간 : 2010. 9. 28. 화.
*장소 : 영등포 교도소 대강당
*주최 :사단법인 행복공장
*주관 :사단법인 행복공장 /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
*참가자 : 바람(노지향/주강사), 엄지(김현정/보조강사), 펭귄(전행오/행복공장 사무국장) 

          결석_함께라면(권용석/행복공장 대표)
          오뚜기, 곰, 진짜사나이, 북파공작원, 미카엘, 날으는 점돌이, 꼴통, 희망, 소,  대감마님, 북두칠성 (11명)

 

 

정리 - 엄 지

 

 

자매가 있는 날. 파란 하늘과 뜨거운 햇살이 완연한 가을임을 확인시켜준다. 음식을 담은 통들이 검색대를 통과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결국 포도 반입은 좌절되었다. 교도소 반입 음식 중 포도는 안된다. 식빵도 안된다. 왜? 교도소에서는 포도도 식빵도 술로 변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놀라운 기술이다... 교도소에서 연극수업을 지속하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상식이기도 하다.

 

101008 grape.jpg 포도

 

 

수업장소인 강당으로 들어가는데, 오늘따라 운동장에 나와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누군가 부르는 소리.. 하지만 여기서 우릴 부를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아는 사람들은 모두 강당 안에 있을 것인데... 소리는 났지만 그 소리의 주인공은 찾지 못한 채, 강당으로 들어갔다.

 

 

무대 위에 원형으로 배열된 의자들과 의자 수에 비해 현저히 적은 사람의 숫자가 눈에 띈다. 무슨 일??? 오늘은 교도소 내 체육대회 날이고, 참가자 중 몇 명이 지금 배구시합에 선수로 참가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수업 중간에 다른 참가자 몇 명은 배구 시합을 하러 나갔다와야 한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약간은 어수선하고 허전한 분위기 속에서 연극 수업이 시작되었다.

 

 

지난 주 추석 연휴를 보냈기에 가족 면회가 그간의 가장 큰 화제로 이야기 되었다. 특히 귀휴를 다녀온 점돌이는 매우 밝아진 모습으로 귀휴 때 아이들과 지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곧이어 시작된 얼음땡찰칵찰칵 은 매우 적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이 게임을 하면서 배구시합에 참가했던 참가자들이 다시 돌아와 자리를 채웠다. 이어 벽면을 바로 눈앞에 마주하고, 소리로 벽 뚫기를 시도했다. 즉, 눈 앞에 마주한 벽이 뚫어질 정도로 소리를 크고 강하고 높게 내뿜도록 했다. 앞의 활동을 통해 심신과 목소리가 유연해진 후 두 개 모둠으로 나누어 비난/변명 이 진행되었다.

 

 

그리고는 명절(추석) 때 생각나는 장면, 내게 인상깊은 명절의 그림.. 을 조각상으로 만들어보는 작업을 했다.

추석 때의 인상 깊은 기억으로, 쥐불놀이, 윷놀이, 썰매타기, 덤프트럭 밑에서의 잠, 제기차기, 성묘가기(남자만), 고아원에서 쌓인 선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 할머니 영정 앞에서 절하는 가족들을 말리기(개신교), 떡방아찧으며 음식나누기, 온가족이 음식을 이고 지고 높은 산 위에 있는 무덤까지 성묘를 가는 장면 등이 조각상으로 발표되었다. 특히 미카엘은 바둑알로 하는 윷놀이의 현란한 몸동작을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101008 chusok2.jpg 윷놀이

 

 

이어 진행된 장면만들기 에서는 기다리던 가족면회가 좌절되자 교도소 내 윷놀이 등으로 같은 방 사람들의 위로를 받는 감동받는 이야기와 '가부장적 사고로 남녀유별이 심한 한 가족의 성묘가기'가 그 내용으로 다루어졌다.

 

 

곧이어 진행된 자매 시간은 조용히 음식을 나누며, 각자 이야기를 나누며, 조용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음식을 급하게 정리하면서, 1주일간 나를 위한 숙제를 발표하는 것으로 오늘 수업을 정리하였다.

 

 

 

 

101008 flower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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