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겨레] “고립청년들아, 용기 잃지마” 자립지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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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 행복공장 홍천수련원에서 열린 은둔청년캠프에성 은둔청년들이 서로를 위로하며 껴안고 있다. 사진 행복공장 제공
누구나 세상이 두려워지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은 때가 있다. 은둔형 외톨이는 특별한 사람들만 되는 것이 아니다. 집안에 숨어들어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는 청년들이 얼마나 될까. 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 세상은 때로 없는 사람들 취급을 하기도 하지만, 너무도 많은 청년들이 숨죽이며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은둔고립 청년 추정치는 61만명이라고 한다. 이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0년 이상 은둔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 고립청년들은 세상을 무서워한다. 그들이 모처럼 용기를 내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좌절한 채 다시 숨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어렵게 세상에 나온 청년들이 다시 은둔 생활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도움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꾸준히 치유 연극과 청년 캠프, 가족 캠프 등을 통해 은둔형 외톨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치유를 도와온 행복공장이 아직은 세상이 무서운 청년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자립을 모색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어느 정도 마음 회복을 경험하고, 사회 복귀 의지가 있음에도 선뜻 일터에 합류하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둔고립 청년 20명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지원하고, 이들이 실제로 일 경험을 할 수 있는 커피차 사업을 계획했다.
행복공장은 해피빈 기부( happybean.naver.com/donations/H000000190009 ) 프로젝트를 통해 900만원을 모금해 커피차를 강원도 홍천 남면 행복공장 홍천수련원에 두고, 은둔고립 청년들이 1년간 직접 만든 커피를 판매하면서 인적 교감과 함께 사회적 교류를 배우며 자립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전 행복공장 이사장 권용석 1주기 추모 및 <꽃지기 전에> 토크콘서트에서도, 은둔 청년들이 직접 자신들의 사연을 연극과 토크쇼를 통해 보여줬다.
고립청년지원센터 안무서운회사(대표 유승규) 주관으로 고립청년들은 행복공장 원장인 노지향 연극공간 해 대표의 지도로 행복공장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며, 아픔과 고통과 감정을 직접 표현하며 조금씩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행복공장 주관으로 ‘나의 이야기 극장’이란 연극을 통해서도 지금까지 여러차례 고립청년들의 이야기를 극장에서 들려준 바 있다. 이날 고립 경험을 가진 한 청년은 외환위기 때 사업에 실패해 가정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아래서 자라며 큰 상처를 받고 고립을 택해 오직 게임을 하면서 보낸 지난 시간들을 들려주었다. 어떤 청년은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대로 10년, 20년 세월이 흘러 부모님이 저를 부양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는 것과,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로 사회에 나가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 한 청년은 “세상 사람들은 ‘다 경쟁에 뒤쳐진 사람들만의 문제’로 보지만, 주위 은둔청년들 가운데는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유학 다녀오거나 카이스트에 다녔던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의지 부족 아니야?’라며 은둔 청년들에게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지만, 이들은 저마다의 좌절 경험과 트라우마, 마음의 상처로 은둔 생활을 시작했고,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사회로 나오는 게 힘들기에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상에 나오기 무서워 숨어버린 청년들. 이런 청년을 가족으로 두고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부모 형제들을 위로하는 커피 한 잔을 나누는 마음들이 모이면 20명의 은둔 청년들이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
출처: 한겨레 조현의 휴심정 https://m.hani.co.kr/arti/well/news/1093106.html#ace04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