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캠프 [스케치] 한화와 함께하는 청소년 길 찾기 프로젝트_2차_인천 미래 생활고 (2019.6.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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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6월 중순.
현실 속 무거운 마음의 짐을 한가 득씩 안고 인천에서부터 달려온 19명의 여학생.
홍천 캠프의 시작은 해피토리와 함께 하는 산책으로 아무런 설명도 그 어떤 말도 없이 자연스레 시작되었다.
낯선 곳에 와서 저마다 단짝 친구의 손을 잡고 산책하는 소녀들.
산책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구불구불 길에 진흙탕에 많은 벌레 살에 닿는 풀들.
이내 거친 소녀의 모습을 내보이던 아이들. '이런 거 왜 해요? 졸려 아오 삐~ 집에 갈래요. 아오 벌레 이 삐~'
산책이 끝나갈 무렵…….
한 학생이 "보통 인사하고 이런 거 하지 않아요?" 질문을 건네왔다.
그 순간 함께 가던 다른 학생이 우리를 대신해 마음으로 답해 주었다. "근데 이미 인사 한 것 같아요~"
참여자도 진행자도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산책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걸 입어요? 꼭 입어야 해요? 저는 제일 작은 거요! 아! 작은 거요!! "
수련 복으로 갈아입기까지 시끌시끌하던 거친 소리가 어느새 수련 동에서 환복을 마치고 수줍어하는 소녀들이 되었다.
곧이어 시작된 선배와의 대화. '어떻게 살 것인가?'. 아이들의 대답을 진지하게 들어 주시는 김은녕 목사님.
"난 기준을 내려놨다. 어느 순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쫓아가며 살고 있더라.
여러분들 중에 나는 그러한 기준을 과감하게 깬 적이 있다? 시도한 적이 있다? 얘기해 보자."
질문에 한 학생이
"중학생 때 학교에 안 갔어요. 그런데 미래를 생각하니 나가야겠다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래서 다녀요. 그런데 힘들어요."
이어지는 질문과 답.
Q. 여기에는 왜 왔어? A. 자아 성찰, 꿈과 희망을 찾아서, 오라고 해서……. 등등
Q.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A.돈, 명예 등등.
대답하면서도 무엇이 그리 웃긴지 아침에 도착할 때 어둡던 아이들은 이내 사라져 있었다.
아직은 보호받아야 할 그리고 꿈을 만나고 그 꿈을 키워 나아가야 할 친구들인데
살아가고 있는 환경이 그들을 내버려 두지 않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화였다.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마음을 느꼈을 김은녕 목사님은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 바로 '나' 내가 제일 중요해요. 내가 온전하지 못한데 돈이며 명예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책을 추천하려 해요. _너는 네가 되어야 한다._이 책 제목은 다시 말해 _나는 내가 되어야 한다._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캠프 동안 나 자신을 제삼자의 시선으로 객관화하여 바라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길 바라고,
매일 자신의 장점 다섯 가지씩 써보길 바라요.
내가 들려준 이야기에서의 '모세의 지팡이'처럼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지팡이 즉 장점과 재능이 분명히 있어요.
그것을 발견하고 키워나가길 바래요.
마지막으로 책_하정우, 걷는 사람_추천해 봅니다.
이곳 홍천 캠프에서 자신의 시간을 가지며 또 걸으며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처럼 독서 역시 비슷한 것 같아요.
독서와 걷기.
어렵겠지만 시도해 보길 바래요.
이어지는 연극놀이 시간.
움직이기 싫어하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던 친구들이었나? 이 친구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아이들이었다.
놀이가 이어질수록 내면에 숨겨놓았던 해맑은 모습들이 마구마구 터져 나왔다.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친구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
그리고 '나에게 1년이 남았다면….' 주제에 사뭇 깊어지는 아이들. 그 모습들이 너무나도 예뻤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하고 싶은 것. 등등.
함께 얘기하며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친구들.
함께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 조는 ~~ 이러한 사람이에요' 발표 시간.
1조. 우리 성공해서 만나자 6공주.
2조. 우리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에요.
3조. 지금 난 게임, 돼지 껍데기, 패션쇼이다.
즐겁고도 짠한 발표의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오늘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짧은 명상 시간이 다가왔다.
"누워보자!"라는 말에 "오~!! 와~~!! 좋아요~!!"
하루 만에 이 아이들이 무언가를 하고자 하며 무엇이든 느껴보려 하는 또 느끼고 있는 아이들이 되어감에 참 감사한 순간이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캠프에서의 첫날 밤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보내는 아이들.
혼자 낯선 곳에서 잠들기 어려워 힘들어하던 아이들도 이내 독방의 아늑함에 녹아들던 밤이었다.
"짹짹~호로록~후후!"
새 소리와 함께 홍천수련원에 둘째 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조금은 긴 시간 동안 혼자 독방에서 시간을 보낸 아이들.
그 고요함을 만끽하고 "철컥"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둘째 날의 연극놀이는 보다 자신을 들어내고 표현하게 하는 시간이다.
출발~ "꺅꺅"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하하하
돌아올 땐 ".(미소)"
한결 차분해진 아이들. 하하하
뿔뿔이 흩어져 있던 아이들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덥다던 아이들이. 하하하
강당에 모인 이들의 첫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저 웃음이 난다.
강요, 강제, 지시가 싫다던 친구들.
"싫어 -해" "공격 - 방어"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한데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 비난하며 공격하는 것이 어색한 이들. 함께 속상해할 뿐인 여린 아이들.
이 아이들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기를.
18년 동안 살아온 인생 그래프를 작성하고 조원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아이들.
서로가 몰랐던 마음 아픈 이야기들에 말없이 눈으로 위로하는 아이들.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깊게 공감하고 격려하는 친구들이었다.
미소 띤 얼굴로 덤덤히 자신의 아픔을 얘기하는 친구들.
보살핌이 필요한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인데 혼자 견디고 지금껏 살아가고 있어 대견하고 짠한 순간들이었다.
'고생했어. 얘들아~.'
음악 명상. 긍정 명상.
친구들의 분위기에 이끌려 잠을 청했던 몇몇 친구가 긍정 명상이 시작될 때 자리에 앉아 다른 태도로 명상에 임하기 시작했다.
그중 한 친구는 무언가 마음의 변화를 원하는 듯 진지하게 명상에 임하는 그 모습이 참 예쁘다.
낯설고 생소하고 힘들 텐데도 해보려는 그 마음이 예쁘다.
조용히 흐르는 그 눈물이 예쁘다.
어느덧 캠프의 마지막 날 저녁. 아이들의 아쉬움은 말보다 행동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전해져 오는 눈빛에서 알 수 있었다.
장난치듯 그러나 진지하게 단호하게 모닥불 토크에 임하는 아이들.
"하늘과 땅 아래 소중한 나."
그렇게 수련원의 마지막 밤은 깊어 갑니다.
소중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되길 바라. 잘 자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그들의 아침은 전날 밤보다도 더욱 깊었다.
수료식과 함께 이제는 정말 떠나야 할 시간.
이곳에서의 기억이 이들에게 인생에 있어 좋은 한순간으로나마 기억되고 추억되길 바래본다..
잘 가~얘들아~~ 안녕~!!
인천 미래 생활 여고. 친구들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