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하루 [스케치] 송현동성당 청년들과 함께한 '독방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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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햇살과 추수를 끝낸 들녘은 우리에게 볏짚으로 황금 길을 마련해주었습니다.
11월 10~11일, 송현동 성당 청년들과 만났습니다.
'독방이라고만 들었어요. 신부님께 가라고 하셔서...'
이렇게 시작된 독방 24시간, 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합니다^^
그 시간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아~ 이런 곳이구나. 이해의 시간^^
내가 혼자 있으면 해보고 싶었던 게 뭐였더라?
절도 배워보고.
누워서 명상도 배워보고.
배추 된장국 2~3그릇 뚝딱!
밥 맛있게 먹고 햇살 아래로 산책~ 기지개도 켜보고.
그리고는 내 안의 감옥 문이 닫혔습니다.
핸드폰 이제 안녕~
* 출연 : 로이터통신사에서 ‘독방 24시간’ 취재 오셨습니다.
봄, 여름, 가을이 오듯, 시간이 흐르고.
황금길.
지금 어떤 길에 서 계신가요?
주위를 한 번 둘러보세요.
우리 배추로 만든 배추 된장국 아주 달고 맛났습니다.
장작 패기, 김장하기, 겨우내 먹거리들을 준비하는 시간.
내 맘속 계절을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해가 지기 시작했군요.
밤안개가 짙게 내린 밤.
똑 똑 똑!
다시 안개 낀 아침이 되었군요.
어떤 이는 절을 하고, 어떤 이는 창밖을 보며 앉아 있기도 하고,
어떤 이는 꿈속을 여행하고 있군요.
똑같지 않음이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아침에 만난 우리는 참 할 얘기가 많습니다.
나의 무용담을 포함하여~ 하하 호호 웃음이 계속 나네요.^^
밤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주워와 냉동고에 고이 모셨던 밤들이
주인을 만나 떠나가네요~
똑 똑 똑!
생각의 파도타기를 시작합니다.
답답함, 심심함, 뒤척거림, 뒤적임, 끄적거림들을 반복하며 서서히
조금씩 편안해지고 안정되어 갔습니다.
혼자인 줄 알았던 이방에 창으로 비치는 나와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나에게 시간을 주었던 적이 언제였던가?
이제 감정의 희로애락이 파도타기를 시작하는군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많은 소리와 말을 듣고, 그것을 처리하느라 바빠,
쉼을 주지 못했던 나에게 쉼을 주며,
소중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나의 색깔만으로는 이토록 아름답지 못하겠지요.))
밝고 맑은 기운을 홍천에 퍼트려 준 청년들께 감사드리며,
여러 색깔들이 공존하고 색깔들을 더 해
더 아름다워질 홍천에 여러분들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날들 속에 이곳으로도 다시 걸음 하는 날을 기다리며...
감사합니다.
* 참가자 후기 보러가기
http://happitory.org/index.php?mid=prison_post&document_srl=69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