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나는 하루 [스케치] 나와 세상을 바꾸는 독방 24시간 (2018.08.01 ~ 02)
- happi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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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1 ~ 2.
갑자기 이루어진 독방 24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임무(?)를 해나갔지요.
행복공장 식구들은 수련원을 정리하고,
독방 24시 참가자들은 자기와 대면하며 쉬고,
네덜란드 사진작가 Najib Nafid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 독방 24시 소감
● 독서 캠프 때 3시간 했던 독방을 어제, 오늘 하루 남짓 했다. 처음 들은 것과 달라서 처음엔 그냥 집에 갈까 생각도 했었지만, 후회스럽지 않은 독방체험을 한 것 같다.
201호
● 점심쯤에는 날이 너무 더워서 정신 차리지 못하다가, 밤이 되고 나니 차츰 명상도 하고 생각은 할 수 있었다. 지난번 왔을 때랑은 다르게, 명상할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자연보다는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난 여지껏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살아왔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살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가끔 찾아오는 불안함과 우울함 그 감정들을 부정해 왔었다. 그 감정들이 나를 가두는 감옥이라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불안해도 괜찮다. 우울해도 괜찮다. 이제는 이 감정들을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은 정말 신기한 곳 같다. 내가 살면서 깨닫지 못했던 감정들, 생각들을 깨닫게 해준다. 짧다면 엄청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깨달음을 준다. 굳이 생각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가만히 있는 것보다 훨씬 마음의 위안이 되기도 한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또 한 번 세상에 지칠 때 쯤, 잠시 머물다 갈수 있는 나만의 작은 숲으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202호
● 내 안의 감옥에서 더운거 빼고는 너무 만족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독방 안에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이렇게 큰 위로가 되는 것인지 이번에 알았다. 그 동안 얼마나 바쁘고 지쳤으면 나 잣니 나를 돌보지 못했을까... 왜 다른 누군가한테 위로받고 싶어 했을까... 내 인생은 나의 것이기 때문에 내가 제일 잘 알고, 해결할 수 있을 것인데 말이다... 그 누구의 위로보다 더 큰 위로는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것인데 말이다. 바쁜 현 사회에 핸드폰 없이 종이와 펜으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돌이켜보는 것이 이렇게 큰 힘이 될 줄은 몰랐다. 독방에서 온전히 집중 만 한다면, 1박 2일이라는 시간동안 나를 돌아보기에 충분하다. 또한 이 방은 바로 앞에 소나무가 있어 기를 받는 기분이다. 시계가 없어서 지금 몇 시인지, 몇 시에 자야하는지 잘 몰라서 당황하기도 했다. 올 때는 시계를 차고 와야 할 것 같다! 봄, 가을에 체험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
203호
● 이곳에 오기 전에는 마냥 좋을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들로 마음이 꽤 설레었는데 막상 들어오고 나니까 나가기 전에 무언가 깨달아야 할 것 같고 뭘 해야 할 것 같고 무언가 얻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불안하기도 하고 약간 조급했었다. 그래서 나눠주신 책자도 열심히 작성해보고 명상해 해보고 차도 아무것도 안마셔보고 멍 때리고도 있어 보았는데 그냥 다 좋았다. 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라’, ‘아무것도 안 해보는 시간을 가져라’ 라고 말하는지 알게 된 듯하다. 다 좋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차를 마시거나 가만히 있는 시간들이 가장 좋았다. 굳이 생각을 악하지 않아도 아무 생각하지 않으면 여러 생각들이 저절로 조금씩 정리되는 듯 하였다. 나에 대해 이렇게 오래 생각해 본적은 아마 처음인 것 같은데 너무 좋았고 자기 전에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좀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니 너무 개운하였다. 아침에 절을 하고 나니 좀 덥고 땀도 나고 했는데 확실히 하고 나니까 정신이 맑아졌다.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만큼 감사한 거세 대한 생각도 좀 하였다. 어쨌든 나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았고 적어도 1년에 한번쯤은 이런 시간을 갖게 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나에 대해 솔직해지고 차분해지고 평온해졌다. 정말 좋았다.
204호
● 두 번째 독방 24시. 처음 왔을 때의 낯설음 곳에서의 긴장이 덜하고 좀 더 나에게 집중하고 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왔을 때는 누가 지켜보는 것도 아닌데 의식이 되고 조용히 있어야 하는 긴장이 느껴졌는데, 이번에는 그러한 것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워진 것 같습니다. 사진촬영이 있다고 해서 오지 않으려고 하다가 딸아이가 무척 오고 싶어 하길 래 같이 와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몇 주 전 교통사고로 뒷목이 뻐근하고 가슴 통증이 있는 후유증 때문에, 날이 더워 피서 겸 집에 있으면 가만히 있지 않는 나를 위해 남편은 적극 행복공장 가기를 권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 왔는데 잘 쉬고 갑니다. 편히 낮잠도 자고, 호흡에 집중해보는 명상도 하고 몸 살피며 스트레칭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용히 작은 공간에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고 감사하지만, 올 때마다 정갈한 음식 감사합니다. 일상에서 많이 먹고 아무 때나 먹고 하는데, 내 몸을 위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구나. 집에서도 이리해야겠다 배워갑니다.
20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