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 [참가후기] 1기 금강스님과 함께하는 무문관 (2014.1.19~1.26)
- 흐르는 물처럼
- 6506
- 1
오늘 새벽 어여쁜 하연달과 함께 향이 진한 녹차 석 잔을 온전히 마셨다.
바로 어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점점 나태하고 게을러지는 자신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미황사 홈페이지에서 금강 스님과 함께하는 무문관 수행이라는 안내글을 보고 바로 이거다 싶었다.
“강원도 홍천”이라는 지명을 보고 너무 먼 거리라 잠시 망설여졌으나 멀면 멀수록 나의 일상과도 멀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참가하였다.
새벽에 108배 후 3번의 죽비 소리가 들리면 참선,
금강 스님의 “무문관” 방송 강의 후 참선,
초심자들을 위한 강의실 법문과 참선,
아침 죽과 점심 도시락을 같은 시간에 먹으며
공동 수행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내가 계획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옆방에서 들려오는 잠시 잠깐의 조심스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도반은 계속 참선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책을 읽거나 쉬는 시간을 점점 줄이게 된다.
1.5평이라는 벽이 나를 가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욕심과 어리석음 그리고 왜곡된 사고가 나를 가두고 있었다.
잠시 생각을 바꾸니 방과 방 사이의 가벽이 걷어지며 3층의 넓은 공간이 들어난다. 모두와 함께 공동수행을 하며 힘을 주고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눈치 안보고 나 혼자만의 편안한 시간을 보장 받으면서도 공동 수행의 힘을 받을 수 있으니 더욱 좋다.
하루 한번 점심시간 후 방청소를 하는데 10분이면 끝난다.
혼자 있는 것 같지만 친구들은 무수히 많다.
나지막한 언덕에 갖가지 모양의 나무와 풀숲이 있다.
아침에는 해가 잠시 나무 사이에 숨었다가 사라지고, 때가 맞으면 금빛 별들과 달도 만날 수 있다.
큰 까마귀가 지나갈 때도 있고, 작은 새무리의 춤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배가 엄청 나온 큰 새 한 쌍이 가녀린 나뭇가지에 앉아 뒤뚱뒤뚱 열매를 뜯어먹는 모습이 재미있다.
멋쟁이 새 한 쌍은 찾아와서 사과 부스러기를 고맙게 먹는다.
둘째 날에는 아름다운 눈 손님이 찾아왔고 일곱째 날에는 고요한 겨울비가 내렸다. 일상에서 멀리 떠나 절로 생각이 쉬니 보이는 풍경이다.
항상 바쁘시던 금강스님도 꼼짝없이 함께 수행하시니 든든하다. 초심자들을 위한 법문시간은 알차고 재미있는 강의 덕분인지 봄처럼 따뜻하고 유쾌한 분위기라 큰 기쁨이 되었다.
어느 날 법문처럼 내 인생의 크나큰 선물을 받았다.
부족함 없이 호의호식을 책임져 주신 선량한 인상의 행복공장 대표님 내외분과 요리사님, 직원분들, 그리고 멋진 공간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한 모든 분들이 날마다 평화롭고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