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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하루 [참가후기] 11차 릴레이 성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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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 잘 빼고 잘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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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제 1회 릴레이 성찰에 참여하고 마지막 릴레이에 다시 참여함으로서 개인적으로도 릴레이로 성찰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화장실의 벽을 포함하여 곳곳에 파스칼이 했다는 말 ‘인간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자기 방에 혼자 조용히 머무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이 눈에 띄었다. 나는 프랑스 수학자 파스칼이 그 말을 절대 했을 리가 없다고 믿는다. 방에 혼자 조용히 머물 때조차 행복하다면 그 어떤 곳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취지라면 몰라도 혼자 조용히 머물기가 괴롭고 힘들다고 행복을 느끼지 못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오히려 지난 몇 번의 독방 체험을 통하여 혼자 갇혀 있는 것이 답답하고 힘들수록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천국 문으로 들어서는 길 같았던 경험이었다. 나는 오히려 인간은 혼자 있을때가 아니라 남과 잘 지내는 방법을 깨닫게 될 때 진정한 행복을 느끼는 사회적 존재라고 믿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성찰 교재 ‘휴휴 내안의 감옥에서 나오기’를 통해 (5) 내가 지금부터 3년밖에 못 산다면 제일하고 싶은 일은? 을 원래의 개인적 성찰 주제인 ‘여생 잘 보내기’를 궁리하다가 내가 하나의 단일체가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감옥이 내 안에 있다면 내가 그 감옥안에서 나올 수는 없을 터인데 감옥을 품은 나 이외에 그 감옥안에 들어가 있는 또 하나의 이중 나를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일상의 역할을 어깨에 짊어진 아버지로서의, 친구로서의, 남편으로서의 나 외에 생리적 욕구만 충족되면 행복해지기에 충분한 또 하나의 오롯한 나 자신을 다른 존재에서 꺼내어 내보내기를 시도하며 여생의 호사리스트를 만들어 성찰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10점 만점으로 채점된 호사리스트에서 ‘혼자방에 갇혀서 즐기기’는 점수 획득은커녕 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하였다. 고득점의 항목들은 모두 나의 사회성에 관련된 것이었고 그것은 내가 3년 후 죽는다고 가정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내가 추구하는 또는 사람ㄷㄹ이 갈구하는 돈, 명예, 지위 모든 것이 그 가치의 교환 기축에 해당하는 ‘갈채’로 환원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돈을 갈채로 바꾸는 마크저크버거도 있고 왕자의 지위를 갈채로 바꾼 석가도 있다. 여유와 자유를 내놓고 갈채를 받는 수험생, 가장 등도 있다. 바꾸지 못하고 내놓고 자랑만 하려는 졸부도 있고 바꿀 것 없는 경우 혼자의 상상속에서 교환을 벌이는 이들도 많다. ‘혼자 조용히’ 라는 말은 ‘여럿이 시끄럽게’라는 개념 없이는 아무 의미를 가질 수가 없다. 서로 머리를 다듬어주는 종족에서 진화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우리 인간에게 ‘혼자’라는 말이 그래서 자극적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뜻에서 만일 파스칼이 위와 같은 말을 진짜로 했다면 ‘복잡한 일상에서 나와서 잠깐이라도’ 라는 말을 빼먹고 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파스칼이 이 성찰 릴레이에 참가하였더라면 ‘바로 이거야!! 내 말의 뜻은 인간은 일상에서 벗어나 가끔이라도 이런 행사에 참가해 봐야한다 는 뜻이야!! 라고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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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생각보다 많이 지쳐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독방에 들어가자마자 5시까지 푹 자고, 9시까지 차분히 명상, 생각 정리 등의 시간을 가진 후, 9시부터 7시까지 깊은 잠을 잤다. 쉐이크와 고구마, 그리고 아침에 나온 죽, 김치?, 과일, 너무 훌륭했다. 양을 많이 줄인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아침에 화장실을 다녀와서 속이 너무 편하다. 이렇게 하루라는 시간을 온전히 쓰지 않고도, 일상에서 참된 삶을 경험할 수 있음 좋겠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겁고, 사랑하는 가족들, 지인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이제 다시 나의 삶 속에 들어가 그 행복을 더 소중하게 여기며 만끽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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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있으려니 사람들 생각이 납니다. 잘한 것보다는 잘 못하고 상처준 일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내 말에 혹은 내 행동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루에 한번 잠시라도 마음을 내려놓고 차분히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이곳을 찾을 때에는 지금보다는 좀 덜 복잡해진 심경이길 바랍니다. 프로그램에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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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구속”과 “예정된 출소”라 그런지 며칠 더 있다가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방 사이즈가 작게 느꼈지만 하루 지나니 크기가 충분하고 더 작아도 지내기가 가능할 것 같은 거만함이 생깁니다. 자신의 성찰을 통해 “나눔”의 프로그램이 첨가되었으면 합니다. 에를 들어 Fay forward로 감사한 만큼 체험에 자신이 기부하고 원하면 다음 기수를 위해 미리 한 사람 분을 더 받는 겁니다.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저부터 시작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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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의 하늘은 맑았고 또 낮아서 흰 구름이 친근하게 얼굴을 들이대는 듯 했다. 조금 따가운 햇볕은 그늘로 도망가면 멈추어 주었고, 가끔 바람이 시원하게 다가왔다. 독방에는 오랜 친구처럼 조그만 다기와 황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와락 달려들어 황차를 담고 전기 주전자에 연신 물을 담아 끓이고, 황차를 또 내어 담고, 물을 또 끓이고... 어느덧 황차를 담아둔 유리병에 허연 바닥이 보였다. 별다른 맛이 없지만 깊은 감동과 편안함을 주는 황차와 같이 오랜만에 들여다 보는 나의 속마음도 다정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人心有危道心有微(인심유위도심유미)라고 했던가... 암튼 국정농단의 부끄러운 한때의 역사는, 우리 사회의 역동적인 민주주의 열망을 드러내 주었고, 또한 부수적으로 “릴레이 성찰”이라는 소중한 계기를 선물하였으니, 오히려 고맙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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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방에 들어오고 1~2시간 정도는 실감이 안 났다. 시간도 잘 흘러가는 것 같고 바깥 경치도 좋고 멍하니 있었다. 독방에서 멍하니 있다 보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 밖에서는 한시도 멍해 본적이 없었고 생각을 한번도 안한 적이 없었는데... 이방에 들어 와서는 너무나도 나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방에서 그 이후로는 나에게 편지도 쓰고 위로 글, 계획도 세웠다. 솔직히 이 글을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다 쓰고 남아 있는 시간을 확인해보니 16시간 정도... 그때부터 살짝 걱정이 됐지만 밖에서 만큼의 초조함과 긴장감은 없었다. 잠도 자고 낙서도 하고 혼자 펜과 종이로 할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다. 그러다 11시쯤 잠이 들었다. 눈 떠보니 아침, 이렇게 푹 자 본적 오랜만이었다. 눈 떴을 때 정말 좋았던 것은 바깥은 변함이 없었다. 푸른 산, 새소리, 맑은 공기...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이제 곧 이방을 떠나지만 내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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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休)! 휴(休)!! 오랜만에 잠다운 잠, 깊은 잠을 잤다. 그리고 일상의 삶에 눌렸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몸은 자유로웠지만 세상의 무게로 인해 자유롭지 못했던 평상과 달리 비록 몸은 감금되어 있었지만 마음과 정신만은 비교적 자유로운 하루였다. 조용히 생각해보니 미련, 집착, 회한, 연민, 공상, 타성 등등 “내 안의 감옥”이 꽤 많았다. 이런 내적인 감옥들을 모두 추출하여 해소하고 “감옥을 열수 있는 열쇠”(돈 리처드 리소)를 찾기에는 24시간(실은 20시간)의 수감기간이 매우 짧을 정도로 나는 중죄인(?)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나의 나 된 것은 모두 은혜였다. 80세인 미래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깊은 회개와 성찰을 통해 마음속에 거하는 감옥들을 타파하고 비우고 내려 놓는다면 지금보다 한결 성숙한 삶에 이르게 되리라 예견해 본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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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미래를 평소에 자주 떠올려 보았었다. 어떻게 살아야지 정신없이 살다 죽지 않을 수 있을지는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조금 더 생각보다 나온 결론은, 바로 지금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이다 생각하는 순간도 즉시 과거가 되니, 지금을 바꾸면 내 미래가 바뀌는 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을 바꾸기 위해 독방에 들어가기로 했다. 들어오기 전에도 들어오고 나서도 전혀 두려움이 없었다. 오히려 너무 편안했다. 창문으로 시원한 빛이 들어오고, 눈앞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보였다. 이곳의 감옥이라면 평생 있어도 될 것 같았다. 마치 온천에 들어온 것 같아서,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나 혼자 있어야 할 것 같아 일단 잠들었다. 그리고 새벽이 되자, 잊고 있었던 수많은 느낌들이 다시 떠올랐다. 꽤 오래 전에 사그라 들었던 근심이 다시 올라왔다. 목적 없는 삶에 대한 근심이었다. 끔찍했다. 집에 가면 공부할 책이 있다는 사실을 수없이 떠올려야 했다. 마침내 근심이 사라지고, 아이의 마음이 찾아왔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차가웠다. 좀 더 오래 가기를 바랬건만 근심을 만들고 사라졌다. 그런 일이 있은 뒤 나는 다시 잠들었다. 몇가지 정리되지 않은 것이 있어 지면을 질려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누구지? 나는 해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이다. 나는 뭘 해야 하지? 세상을 바꿀 준비를 해야 한다. 나의 내일은? 충만하게 보내야만 한다. 나의 오늘은? 역시 충만하게 보내야 한다. 아버지, 어머니, 행복공장 여러분, 그리고 나 자신에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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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신청할 때, [내 고민들을 다 정리하고 와야지!] 하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방에 들어와 창문 앞에 앉아보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항상 머릿속이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고민하느라 일상생활이 힘들고 어려웠는데 정작 고민에 집중할 시간이 주어지니 고민이 사라졌다. 나를 힘들게 하던 고민들이 사실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외부와 어느 정도 단절된 작은 공간, 딱 필요한 것만 있는 이런 공간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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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전체에 돋아 있던 ‘날섬’이 무뎌진 아침이다. 어젯밤엔 현재의 나를 돌아보며 새롭게 알게 되기도 하고 편안한 시간에 차분해진다. 차를 마시는 그 시간과 호흡 명상이 나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감사하다. 이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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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아침, 창문 앞 소나무가 친근하다. 이른 아침에 서늘하면서도 상쾌한 바람과 새소리를 이렇게 고요하게 음미해 본 일이 과연 언제였던가! 늘 이렇게 그 자리에서 부산떨지 않고 자기 몫으로 온전하게 존재하고 있었던 하늘·바람·나무·새···생명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랄까, 교감을 나눈 느낌이 참 좋다. 소음이 사라지고 내일을 위한 과제가 사라진 고요한, 낯선 공간, 주변의 작은 소리도 하나하나 다 들리고 느껴진다. 차 한 잔도, 물 한 모금도, 밥 한 숟갈도, 과일 한 조각도 생생하게 느낀다. 오감이 새롭게 깨어나는 체험이 참 좋다. 이렇게 작은 한 평 남짓 공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각, 그러니 얼마나 많은 잡동사니들을 채우고 살고 있는지 화들짝 놀랐다. 치장하고 소유하느라 쌓인 물건들은 불안하고 공허한 내 마음의 흔적들이려니 생각하니 한편 짠하기도 하다. 버리지 못한 책들은 인정받으려 안간힘일까 생각하니 한편 짠하기도 하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동경하면서도 말만 하다가, 짧게나마 얼핏 체험해 본 느낌 참 좋다. 108배를 끝까지 해 보기는 처음, 몸을 다스리는 동작이 마음을 다스리는 효과적인 길임을 느꼈다. 낮추고 엎드릴 때마다 자연스럽게 마음도 낮아지는 느낌이 든다. 절을 한번 한번 할때마다 나이만큼 저지른 잘못들이 올라오는 느낌이 들어 울컥, 절을 할때마다 나를 키우고 만들어 낸 귀중한 인연들과 소중한 도움들, 노동자들과 농민들, 아이들과 노인들, 자연까지 그 모든 생명들 덕에 여기 오늘 내가 있구나하는 자각이 또렷이 살아난다. 겸손한 마음을 다지는 귀한 체험, 참 좋다. 낯선 경험이 주는 긴장과 두려움 때문에 늘 행동을 주저하는 버릇을 돌아본다. 용기를 내여 우선 몸으로 행동에 옮기고 나면 그 다음것들이 선명해지는 당연한 이치를 다시금 절감한다. 소심함을 뒤로하고 낯선 경험을 환영하면 분명 또 다른 성찰의 열매가 오리란 깨달음을 얻었다. 새로운 질문도 얻었다. 이 느낌은 ‘깨어있음’인가, 아니면 ‘긴장’인가, 둘 다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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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하고(?) 조용한 이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 좋았습니다. 불면의 밤을 없애 준 305호실, 무념의 시간이 오히려 힘이 되었습니다. 여기 비치된 낙서장에 지난 시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에서 힘을 얻었습니다. 나를 향해 내가 칭찬하라는 말에서는 참 잘 살았고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거야. 다 괜찮다. 힘내! 여기서 정리한 나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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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점심을 먹고 들어오자마자 달콤한 낮잠과 개구리 새소리로 귀가 호강하여 아들, 딸에게 편지를 쓰고 퇴근할 시간에 잠자리에 누워 머리를 비우고 어느새 아침이다. 이게 행복이구나. 맑고 청하한 소리와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108번 절을 하고나니 땀이... 누워있다 깜빡 잠이 이 또한 꿀잠! 정갈한 도시락, 잣죽과 과일, 먹기 아까울 정도의 정갈함이 감사합니다. 몇일 더 있고 싶다... 아... 시간이 안갈 줄 알았는데 참! 아쉽게도 빨리 갔다. 날이 넘 좋아서 새소리가 더 맑게 들립니다. 다음을 기약하며 아쉽지만, 귀한 맘 접고 소감문을 마칩니다. 푹 잘 쉬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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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나는 제 발로 감옥으로 걸어 들어왔다. ‘미쳤구나’ 아니 이 좋은 날 왜? 라는 주변인들의 반응도 있었다. 왜냐니, 가끔 이유없이 무언가를 해보고 싶지 않나,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왜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답답했다. 인생은 언제나 논리정연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마음가는 대로, 물 흐르듯이 사는 것, 그게 인생이다. 들어가기 전에는 덜컥 겁이 났다. 문이 닫힌다는 의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20시간 가까이 나는 답답함을 못 느꼈다. 시계도 없이 자연의 빛으로 짐작하고, 별을 기다리고, 변하는 공기의 온도를 느끼며 세상과 마주했다. 기나긴 시간동안 오롯이 나만 마주하여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한 것은 이번 독방 여행의 즐거움이었다. 이것에 들어올 때 가져온 고민들이 모두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휴휴 노트를 쓰고, 긴 시간 사색하여 내 고민과 선택에 대한 확신, 삶의 태도에 관한 답변을 가져간다. 행복 그래프를 그리며 내가 채울 그래프가 참 짧다는 걸 느꼈다. 80세 노인이 쓸 편지는 너무 오래 시간이 흐른 뒤다. 이제 막 30살, 30ㅐ의 초입, 나 아직 참 젊구나! 왜 이렇게 처절하고, 아파하고, 아둥바당하며 살았을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1년 후 죽는다면 하고 싶은 일은 여행, 여행이었다. 사실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확신이 필요했던 것 같다. 노트를 쓰며 마음을 정리한다. 곧 운이 열리고 나는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갈테다. 세상은 여전히 번잡하고 괴로운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 대한 확신, 도움주신 간수님들 넘 감사했습니다. 잘 쉬다 갑니다. “삶의 주인이 되세요!!” 그것만이 나와 감방 동기들은 더 행복해질 것이다. 나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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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쉬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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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쉬고 싶어서 왔다. 그래도 20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방에 앉아 내 자신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행복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당혹스러웠다.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었기에 행복한 줄로만 알았다. 그로부터 4시간이 지나서야 편지를 이어갈 수 있었다. 왜 선뜻 답하지 못했을까부터 시작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그리고 문득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한 답을 찾게 되었다. 편지를 쓰기 시작한지 11시간 만에 편지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 잠도 많이 잤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았으니 조금은 쉬어도 된다며 집에서 핸드폰이나 들여다 보내던 시간 속에서 온전하게 내 자신을 들여다 볼 시간은 없었다. 그런 내게 20시간은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앞으로를 위한 연습의 시간으로 더 없이 소중하고 지금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무료했던 일상이 앞으로 좀 더 생기있는 일상이 될 것 같은 기분에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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