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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하루 [참가후기] 릴레이 성찰 프로젝트 시즌2 네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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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번 보다 독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 걱정을 좀 했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지나가 버렸습니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나눠주신 책자에 글도 좀 쓰고 멍도 좀 때리다 보니 벌써 나갈 시간이 되었네요. 어제는 산책하다가 나뭇잎 밟는 소리, 바람에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려 놀라기도 했습니다. 일상에서도 귀 기울이면 들을 수 있지만 전혀 인식조차 못하고 있었는데 그 동안 많은 소음에 둘러싸여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 마음의 소리도 마찬가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용하고 별도 잘 보이는 곳에서 잘 지내다가 갑니다. 다음에 올 때는 꼭 108배 완주(?)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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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찾으러 왔는데 자아는 못 찾았습니다.

근데 괜찮아요.

저는 지금까지 삶의 의미, 목표, “자아같은걸 어디 인도에라도 가서 찾아내야 하는, 그 전에는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처럼 여기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 와서 앉았다 누웠다 하며 생각을 많이 하다가 느꼈어요. 자아는 그냥 내가 이미 가지고 있고, 정확히 어디 들어있는지 모르는 거구나. 그러니까 찾지 못했어도 괜찮아요. 안에 어디 잘 있겠죠.

이 길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끝에 뭐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가는 법은 이제 어렴풋이 안 것 같아요. 이곳은 조용하고 편안해서 쉬러 다시 올 것 같아요. 밤중에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별이 많아서, 이곳의 자원봉사자가 갑자기 무척 매력적인 자리로 느껴졌습니다.

늦가을, 아니면 봄쯤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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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저만의 시간이여서 좋았습니다.

저만의 공간, 침묵.... 

24시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무언가를 채우기보다 글을 쓰며, 멍때리며, 잡념을 비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엔 혼자 올지, 누구랑 같이 올리 모르지만, 또 생각하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저에겐 마음의 해우소, 저만의 별장 같이 느껴져 그 어떤 부자가 부럽지 않더군요.

다시 보는 그날까지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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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실 직후 약 3초간의 폐쇄공포를 겪은 후 곧 괜찮아졌음.

*어두워지는 것과 새벽이 밝아 오는 것을 참 오랜만에 지켜봤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빛의 농담을, 미세한 변화를 바라봄. 어릴 적 새벽들의 이미지가 되살아났음.

*고구마와 정중하게 만났음. 예를 갖춰 악수하듯 손에 쥐고 경건한 마음으로 먹었음.

*템플스테이와 완전 차별화된 자발적 위리안치 체험, 엄치척!

*스마트폰 감옥으로 부터의 20시간 휴가, 자축!

*프리즌스테이를 강권해준 친구에게 감사함.

*5성급 감옥을 짓고, 유지 관리해주신 권샘, 노샘 내외분이 오래 건강하시길 108배 보다 더 간절하게 기도했음.

*108배가 6시 기상 후 곧장 시작돼 미처 몸이 풀리지 않아 황차를 마시고 난 후 50배부터 80배 까지, 1/3만 했음. 각 메시지 라인을 음미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봄.

*자기성찰능력은 원래 좀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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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론 수업을 하며 학생들에게 자서전 쓰기를 가르치느라 휴휴노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그러나 나는 한 번도 구체적으로 적어본 적이 없다.

여기서도 그럴 줄 알았지만, 다 적게 되었다. 그러다가 대체 오늘 그리고 이 시점이 묘하게 특별한 의미임을 깨닫게 되었다. 80세의 4/5를 살았고, 남은 1/5을 시작하는 시점이 지금이다. 남은 은퇴 기간 1년 반만 크게 보였는데, 그 보다 중요한 것, 이제 시작될 새 시간의 파릇함이 새싹처럼 푸르게 보이게 된 것, 이곳에서의 첫 번째 감상이다. 앞으로는 매시간을 기적처럼 사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

독방을 간절하게 원했던 시간이 있었다. 47년의 1/3기간이다. 그러다가 지금은 독방이 4개나 되는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독방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혹시 감추어 두었던 눈물이 터지지 않을까 했지만,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발견한 것은 적절함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것, 그러면서도 잘 대접받은 감사함이 이 시간들을 깨끗한 아름다움으로 기억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잘 대접하고 싶고, 나 자신도 잘 대접하고 싶다. 먼 훗날 떠날 때 잘 대접받은 손님처럼 감사한 마음으로 가고 싶다. 많은 물질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적절함이 주는 교훈을 두 번째 감상으로 가슴에 안고 간다.

이 프로그램을 알게 해준 친구들과 아름다운 시간을 제공해준 소장님과 간수님들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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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침묵 속에서 온전히 생각 속에 빠져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평소 얼마나 소음 속에서 주의를 분산시킨 가운데 살아가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특히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부터 단절되어 본 것은 좋은 실험이었다.

정보과잉이라든가 디지털 중독 같은 문제에 대한 글은 많이 읽었지만 이런 체험을 통해 실감해 본 것은 처음이다. 모든 것들과 결별하고 오로지 나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생각한 것만큼 쉽지는 않았지만 차츰차츰 익숙해지면서 이런 시간이 정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다시 돌아갈 세상은 또 얼마나 요란하고 소란스러울까. 그 안에서 또 다시 나는 얼마나 번잡한 삶을 살게 될까. 그런 일상을 피할 수 는 없겠지만 이곳에서의 체험을 떠올린다면 예전과 똑같지는 않을 것 같다. 좋은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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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산 날보다 살날이 많이 남아있는 중3인지라 자기성찰은 조금 더 살아보다가 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자기성찰 프로그램이지만 자기성찰은 하지않 고 잠만 실컷 잤습니다. 그래도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독방에서 아무것도 없이 지내다 보니 시간도 궁금했고 지금까지 너무나도 당연하게 필요했던 것들이 없다보니 주변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모를 때에는 시계가 종을 울려주고 심심할 때에는 밖에서 새와 벌레 등 여러 가지 소리들이 마치 말을 걸어주듯 속삭였습니다.

지금까지 남의 말을 소홀히 들으면서 들을 말만 들어왔던 저는 남의 말도 귀담아 들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으로 비록 자기성찰은 하지 못했지만 따뜻한 방과 맛있는 밥, 아름다운 산, 고운 새소리, 벌레소리들을 들으면서 마음속에 있었던 피곤함까지 잊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제가 나이가 들면 여기 다시 와서 자기성찰을 해보겠습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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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힘으로써 비로소 얻게 된 자유

역설적이지만 감옥 문이 덜컹 잠김과 동시에, 형언할 수 없는 자유를 느꼈다. 마치 나에게 끝없이 명령하고, 간석하고, 관여하던 모든 것들을 저 문이 막아주고 있는 듯한 기분이랄까. 그래서일까, 처음 온 낯선 곳임에도, 즐기지 않던 낮잠을 3시간이나 자버렸다.

그만큼 편해서일까? 이 곳은 무언가를 얻기 위한 곳이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우고 가는 곳인 것 같다. 깨끗하게 비워진 상태여야만 또 다른 것들을 채울 수 있을테니... 행복한 시간이었다. 현실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 시각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은 나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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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감옥처음 전해 들었을 때와 직접 수감자가 되어 보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좋다.

진정한 나와의 시간을 어떻게 가지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눈을 감으면 다른 생각 어디서부터 오는 생각인지... 정말 다행하게도 명상하는 방법을 알아서 많은 잡생각을 하지 않았다.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핸드폰 없이, 지금 자신이 주변에 소중함을 알고 싶다면 여기 내안의 감옥에서 하루 머물렀다 가자고, 많이 지쳐있는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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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일정 속에서 쫓기듯, 밀려가듯이 지냈던 시간과 잠시나마 떠나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모든 것에서 세심하게 배려하는 마음, 존중받는 마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음들로부터 자유로워진 시간이었습니다. 밖의 소리, 인간이 만든 소리가 얼마나 부자연했는지 알게 됩니다. 밖의 소음이 작아지니 안의 소리가 잘 들리는군요한밤에 올려다본 별은 얼마만인지 기억조차 없습니다.별의 냄새라도 맡으려는 듯이 창문을 열고 차고 선명한 공기를 쐴 수 있었던 것도, 매 시간마다 울리는 괘종시계 소리도 평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또한 108배를 안내하며 한 번 한 번의 절에 의미를 알려주는 소리, 모두가 절실하였습니다. 내안의 근원을 우주와 자연, 이웃사람들의 존재와 단절되었음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모두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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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의 불편한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이 되길 원했지만 충분히 그렇지는 못했습니다.하지만 문제의 근원이 안을 보지 않고 밖을 향해 있는 저에게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단속 하면서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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