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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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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독방에 나를 가두면 자유가 찾아와요

10년간 검사로서 범죄 다루며 건강한 가정·사회 필요성 느껴
5㎡ 공간서 홀로 보내는 하루…잠을 자든 시를 쓰든 내맘대로
경쟁이란 강박관념 떨쳐내면 일상에 감사하는 법 깨닫게 돼

    ■ 성찰 프로그램 '행복공장' 운영 권용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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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창이 있는 5.0㎡(약 1.5평)짜리 독방. 그 안에 앉은뱅이책상, 수납장, 다기세트가 전부다. 사람들은 돈을 내고 하루 또는 이틀 동안 스스로를 가둔다. 오로지 혼자 있으면서 휴식을 취하고 자신을 돌아본다. 

    이 성찰 프로그램을 기획한 권용석 행복공장 이사장을 지난 27일 서울 관악구 행복공장 사무국에서 만났다.

    권용석 씨는 만나자마자 대뜸 "이런 인터뷰하는 게 쑥스럽다"며 "다만 저보다 행복공장이, 행복공장이 하는 일이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비영리사단법인 행복공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변호사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검사를 했다. 그는 2013년 전 재산을 털다시피 해 28개 독방이 있는 홍천 훈련수련원을 지었다. 

    그는 "행복공장을 생각한 것은 검사 시절 때였다"며 "검사를 하면서 수많은 범죄자를 만났는데, 사람 자체가 악하다고 느껴지는 때는 많지 않았다. 그보다 건강하지 않은 가정·학교·사회에 더 많은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자들을 붙잡아 처벌하는 일에 한계를 느꼈고 결국 10년 만에 검사를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하는 변호사도 행복공장을 유지하기 위한 돈 버는 수단"이라고 민망하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돈벌이용이라고 했지만 그는 '우수 변호사'다. 지난 19일 대한변호사협회는 그를 비롯해 10명을 '우수 변호사'로 선정했다. 이에 대해 그는 "종래 변호사들이 하는 법률구조 활동 같은 공익활동과 구별되는 특별한 공익활동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안 하고자 독방을 찾지만 아무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하루의 고요를 위해 휴대폰 등을 갖고 들어가는 것은 금한다. 독방 안에서 참가자들은 잠을 자고 멍 때리기도 하고 편지를 쓰고 낙서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쓴다. 창문 너머로 바깥 풍경을 바라보거나 명상이나 기도를 하면서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면 "독방 안에서 오히려 자유를 느꼈다. 무엇인가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해방되고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시간이었다. 일상에 감사하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됐다. 휴대폰 없이 하염없이 하늘을 본 것이 좋았다"는 등 다양한 소감이 나온다. 지금까지 약 400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중학생부터 80대 노부부까지 다양하다. 

    정작 권씨 본인은 일할 때 스트레스 관리에 실패했다. 그는 검사 시절 늘 새벽 1시에 퇴근할 정도로 매주 100시간씩 근무하며 스트레스 때문에 술과 담배를 달고 살았다. 

    형사사건 담당 변호사로 근무하면서도 그는 "피고인이 온전히 나를 의지할 때 부담감이 그대로 나에게 왔다"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망가졌다"고 말했다. 따라서 권씨는 성찰 프로그램이 열릴 때마다 참가해 20번 정도 스스로를 독방에 가뒀다. 그는 "초반에는 독방에서 '내가 누구인지, 내가 왜 이 세상에 왔는지'를 생각했다"면서 "이제는 '프로 독방러'라서 책 한 권을 들고 들어가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행복공장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이런저런 부탁을 하는 일이다. 비영리사단법인이다 보니 후원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아직 '성찰 프로그램'이 낯설기 때문이다. 그는 "변호사나 검사를 했을 때 만난 지인들이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곤 한다"며 "그래도 행복공장을 10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성찰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다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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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보기 : http://news.mk.co.kr/newsRead.php?sc=30000001&year=2018&no=20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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