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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ion news 영등포교도소 문화예술 프로그램_ 열 두번째 시간

열두 번째 시간

*시간 : 2010. 6. 1. 화.

*장소 : 영등포 교도소 인성교육실

*주최 :사단법인 행복공장

*주관 :사단법인 행복공장 /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

*참가자 : 바람(노지향/주강사), 엄지(김현정/보조강사), 함께라면(권용석/행복공장 대표), 펭 귄(전행오/행복공장 사무국장)

곰, 별바라기, 진짜사나이, 북파공작원, 미카엘, 날으는 점돌이, 꼴통, 희망, 대감마님, 넌 누구냐(이상 재소자 총11명, 인권위 설문조사 참가로 소, 와보노, 오뚜기, 칠성 결석)

 

 

 

정리 - 김현정 (한양대학교 예술학부 연극전공 겸임교수)

 

 

 

6월이 시작되는 날. 여전히 서늘한 아침바람이지만 따가운 햇살이 여름을 느끼게 해주는 날씨다.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날. 여기저기서 펄럭이는 거대한 플랭카드와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홍보노래들, 같은 색 옷을 입고 끊임없이 인사를 해대는 운동원들로 눈과 귀와 머리가 어지러운 영등포 교도소 가는 길. 플랭카드도 음악도 인사하는 사람들의 무리도 없는 곳에서 영등포 교도소가 시작된다. 본래 일정대로라면 오늘이 마지막 연극수업일이 되겠지만 공연발표를 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그를 위한 준비시간으로서의 수업이 연장되었다. 오늘은 대강당에서의 소내 행사로 인성교육실에서 수업이 진행되었다. 처음 가보는 장소. 수업시작 전 양벽으로 사무실을 맞대고 있는 공간특성상 특별히 소음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받았다.

 

 

 

하여 원형으로 둘러앉은 상태에서 몸풀기 워밍업이 진행되었다. 첫시간 했던 과일 샐러드 를 응용한 폭탄주 게임. 좋아하는 술 종류 3가지로 고량주, 소주, 탁주가 선택되었고, 그 모두를 혼합한 폭탄주가 술래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었다. 폭탄주 게임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자 이어 ‘나는 ~ 이다’ 게임이 진행되었다. “나는 ~ 안경을 꼈다, 징벌을 받아본 적이 있다, 자식이 있다, 고기를 좋아한다/싫어한다, 결혼을 했다, 자식이 있다, 지금 짜증이 난다, 아직도 첫사랑을 잊지 못한다, 접견을 해본 적이 있다, 몸에 털이 많다(검사), 무좀이 있다....” 등등이 ‘나’에 대한 이야기로 나왔고, 벌칙으로는 노래와 인디안밥 중 선택하도록 했다. 술래가 된 공작원은 천주교 모임을 위해 준비했다는 ‘나는 행복한 사람’ 을 멋지게 부르기도 했다. 오늘 수업도 연극 만들기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다. 지난 시간에 연극을 발표했던 팀들이 다시 팀을 이루어 지난주 발표 내용을 좀더 가다듬어 발표해보도록 했다.

 

 

 

투서

팀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방에서 외톨이로 지내고, 투서까지 쓰는 사람의 캐릭터를 좀더 정당성있게, 타당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또, 주변 사람들이 그런 사람을 꺼려하는 이유, 꺼리게 되는 상황을 보여줄 필요가 있음이 지적되었다. 그런 의견을 반영하여 발표한 연극내용은 다음과 같다.

재소자들끼리 잘 지내는 분위기 좋은 방에 신입이 들어온다. 허풍이 센 신입은 들어오자마자 방 분위기를 엉망으로 한다. 300억 재산가라고 자랑하지만 영치금은 없고, 변기청소, 설거지, 식사태도, 텔레비전을 볼 때 등등 주변사람들을 힘들고 황당하게 하는 행동의 연속. 농구에 탁월하다고 허풍을 떨던 신입은 정작 농구시합에서는 시합의 룰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탄로난다. 이제 방사람들은 그런 신입을 나무라고, 상대하려 하지 않는다. 결국 신입은 자신에게 뭐라고 하는 같은 방 사람들에게 앙심을 품고, 그들이 잠든 사이 방에서 일어난 일들 -일을 모두 자신에게만 시키고, 내기 농구를 하고 등등 -을 적어서 교도관에게 제출한다. 다음날 그 방은 조사를 받게 된다.

 

 

 

장기수 vs 단기수

식사 배분을 하는 소지와 방재소자들간의 마찰, 단기수와 장기수 간의 마찰, 방회식을 할 때 회비 때문에 빚어지는 마찰이 연극으로 꾸며졌다. 이 모둠은 결석생이 많은 관계로 발표를 안하겠다고 버티다가 끝나기 직전에 발표를 했는데, 과장섞인 열연으로 큰 호응과 웃음을 유발하였다. 관객들은 장면이 과장되게 표현되긴 했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상황으로 공감을 표시했다.

 

 

 

오늘은 다른 여느 시간보다도 연극만들기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음에도 여느때처럼 끝나는 시간에 쫓기듯 끝을 맺었다. 아니 정해진 종료시간을 넘겨서 헤어졌다. 시간이 긴 만큼, 팀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지고, 보여주는 장면이 길어서 시간을 끝나는 시간도 늦어진 것이다. 오늘 수업종료시간 준수에 대한 주임님의 특별당부도 있었다.^^;; 공연준비 막바지.. 좀더 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고 좀더 효과적으로 연극장면들을 만들 방법을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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