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캠프 [명사와 함께 하는 독방 24시간] 자신에 대한 탐구와 삶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인생의 낭비를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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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탐구와 삶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인생의 낭비를 막는다
‘명사와 함께 하는 독방 24시간’ 첫 번째 이야기-임순례 영화감독
명사와 함께하는 독방24시간
행복공장은 청소년들의 진로탐색과 정신적 성숙을 도울 수 있도록 우리사회의 명사들과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독방 24시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명사들로부터 직업을 포함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궁금한 것에 대해 물어보고, 일정시간 독방에 머물며 자신의 삶과 진로에 대해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2개 고등학교를 선정하여 시범적으로 진행하였고 앞으로 점차 확대해서 진행하려고 합니다. 2018. 1. 13.부터 14.까지 행복공장 홍천수련원에서 인천대건고등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된 프로그램에 임순례 감독님이 참여하였습니다. 아래 내용은 임순례 감독님의 강의 요약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행복공장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청소년 시기에는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할 것 같아요. 이와 관련하여 여러분들의 시간을 먼저 지나온 입장에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영화 감독이 되기까지 고민의 시간들
사실 저도 여러분 나이 때, 하고 싶은 걸 찾지 못했어요. 어린 시절 동물에 관련된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꿈을 꾸었지만, 중학교 시절 개구리를 해부할 때 폭력성을 느끼면서 동물 관련 일을 하겠다는 꿈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특별히 무엇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영화감독이란 꿈은 굉장히 늦게 찾아 왔어요. 고등학교 다닐 때 저희 학교에서 영화 촬영이 있었는데, 그 때 영화감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보기는 하였지만,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대학교에 다닐 때 프랑스문화원에서 예술 영화, 작가 영화, 프랑스 영화를 집중적으로 보면서, 처음으로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영화감독이 되기로 하는 결정은 쉽지 않았어요. 졸업을 앞 둔 저에게는 세 가지의 진로가 있었습니다. 첫째 저의 전공인 영문학 공부를 계속해서 영문학 교수가 되는 길, 둘째 취직하여 회사원이 되는 길,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감독이 되는 길이 있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세 가지 진로에 대해 한 달 정도 깊게 고민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살면서 느끼겠지만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들, 즉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여 내린 결정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책임을 지게 되고 후회하는 경향이 적어요. 저는 한 달 동안 나에게 가장 적합한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내게 가장 행복한 것, 내가 진심으로 찾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하였고, 그것이 영화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거의 30년이 지났지만, 한 번도 영화의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없어요.
저의 고민과 결정의 과정을 통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고 잘하는지에 대해 자기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어떤 의견을 제시해줄 수는 있지만, 결국 대답은 자기 안에 있어요. 또한 지금 그 대답을 못 찾겠다고 해서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계속해서 자기 자신에 대해 탐구함으로써 쌓이게 되는 자신에 대한 빅 데이터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자산이 될 수 있어요. 더불어 고민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갖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편견과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탐색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기를
세상을 살면서 나에 대한 탐색과 가치관 확립 이런 것이 제일 중요하고 우선 되어야 하지만, 인간은 혼자서만은 살수 없고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 하고, 국민이기도 하고, 세계시민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나의 의무나 역할 부분도 간과하지 말고 탐색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인간 고유의 영성에 대해서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의 현실생활에 ‘영성’이 도움 되지 않는 것 같이 보여도, 영성은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 10대라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이 지적, 신체적, 감성적인 면에서 가장 정점에 올라와 있는 시절이 10대라고 생각합니다. 왕성한 지적 호기심, 다소 무모하게 보일지라도 시도해보는 용기, 남들이 무심하게 넘어가는 것을 캐치할 수 있는 예리한 감성 등을 소홀하게 흘려버리시지 말기 바랍니다.
또한 잘못된 편견이나 고정된 관념에 생각과 감정을 가두지 않고, 모든 것을 자유로운 상태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이러한 자유로운 생각이 가능할 때,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많은 편견과 고정관념 속에서 스스로 옥죄어 있어 공동체 안에서의 부조화나 불협화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틀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내 마음과 정신이 자유로울 때 자신뿐만 자신이 속한 공동체까지 가장 아름답게 바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하며
지금 여러분은 대학 진학이나,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 확실하고 정확한 선택을 하기 위해 더 깊은 고민을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인생의 낭비를 줄이는 길입니다. 지금 대충 생각하고 결정하면 나중에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하고, 그 이상의 시간들을 써야 하기 때문에 조금 힘들더라도 자신을 깊이 있게 대면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도록 지금 노력해야 해요. 학과 선택도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곳 독방에서 보내게 될 24시간은 여러분에게 240시간, 2,400시간에 버금가는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할 시간이나 기회를 갖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은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잘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문보기 : http://www.huffingtonpost.kr/entry/happy_kr_5a7953cee4b00f94fe946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