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소식 [소년원학교] 방과 후 수업 - 홍천에서의 2박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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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공연을 마치고 난 뒤 한 주는 빠르게 흘렀습니다.
공연 후 제대로 된 뒤풀이도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많았는데요
그걸 메우고도 남을 2박 3일 홍천수련원으로의 연극 캠프를 위해
장마가 막 시작된 7월 여름날 아침 일찍 홍천으로 향했습니다.
먹을거리 입을 거리 놀 거리 미리 가서 잔뜩 준비 해 놓고,
아이들 밖에서 고기 구워 먹는다며 천막도 손수 설치하고
강당에서 다 같이 잘 아이들을 위해 이불도 나르다 보니
순식간에 아이들이 도착할 시간이 되었네요.
이번 프로그램에는 7명의 아이들과 6명의 소년원 선생님께서 동행 해 주셨는데요,
덥고 습한 여름날 홍천까지 오시느라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아이들이 부모님과 멘토 선생님들 까지
모두 도착 한 후 우선은 함께 점심식사!
다들 너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도 맛있다며 싹싹 비워가며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웃으며 너무도 기뻐 해 줍니다.
아이들의 주도하에 연극반에서 늘 하던 놀이도 함께 하고.
이런 저런 연극 프로그램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
채식의 상징인 홍천 수련원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었던 ‘바베큐 파티’를 했습니다.
맛있다며 몇 번씩 가져다 먹는 아이들,
시킨 고기가 모자랐던 것은 아니었는지 걱정이 됩니다.
배도 부르고 비도 조금 잦아들고 자리도 깐 김에
밖에서 공연 영상 상영회 까지 했습니다.
비도 추적추적 내려주고 선선하고 어둑어둑한 야외에서
공연 영상을 시청하니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공연도 보고 팝콘도 먹고, 마무리로 절까지 배워보고 첫날 일정을 마쳤습니다.
아이들은 간만에 하는 온수샤워에 다들 흥분상태더군요.
건물이 너무 예쁘고 깨끗하다며 잠자리에 들기 진전까지도
해맑게 웃고 떠드는 아이들을 보니 제 마음도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빠르게 흐른 첫 째 날을 뒤로하고, 이틀 째. 일어나자마자 108배를 하고.
아이들을 위한 두 번째 특식인 아침식사로서의 토스트!
그리고 지지난주 생일이었던 친구를 위해
케이크까지 준비해서 다 같이 맛있게 먹었답니다.
토스트에 버터와 잼을 잔뜩 발라 몇쪽씩이나 먹고,
삶은 계란 여러 개에 소고기 죽에 과일에 케이크 까지 먹고도
점심 생각하는 아이들의 먹성을 보니 새삼 젊은이의 소화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쿠키 상품을 걸고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애니어그램 수업도 진행하고,
연극 만들기와, 마지막 날 밤을 빛낸 ‘빈 의자’ 까지.
아이들이 털어놓는 진솔한 속마음에 어른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합니다.
둘째 날의 모든 프로그램이 끝난 후 서로의 손을 마사지 해 주고,
아쉬운 마음으로 모두들 잠자리에 듭니다.
벌써 마지막 날 아침. 너무나 짧게 느껴지는 동시에
아이들과 전보다도 서로 깊어지고 더욱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부모님도 그리고 제 표정 까지도 훨씬 좋아진 것 같습니다.
보고 싶을 아이들과 하는 상반기 마지막 연극공연을 마지막 날 아침
만들어서 발표까지 완료 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열어 이야기를 선뜻 선뜻
꺼내놓아 주는 아이들이 너무나 고맙기만 합니다.
아이들은 어느 때 보다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 아이들이 가벼워지고, 행복해졌다고 하는 만큼
저 역시 너무 많이 배우고, 느끼고 행복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참가자 분들도 많이 행복하셨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별의 시간 버스가 떠날 때 까지
도로에서 배웅을 해주는 행복공장 식구들의 마음과
끝까지 버스에서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어 주는
아이들의 마음이 강하게 이어져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곳 캠프에 와보니 왜 행복공장인지 알겠다는 아이의 말.
정말 행복을 만들어서 자신에게 준 것 같다고 합니다.
절대로 평생 잊지 못 할 것이라는, 너무나 가볍고 후련해졌다는 아이들의 말.
꼭 잡는 손, 예전보다 더 진하게 형제처럼 끌어안던 아이들의 모습
강한 척 하는걸 제일 중요하게 여기던 녀석들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지금도 눈앞에 어른거리고 지금도 울컥하는 마음이 듭니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들 마음들 가슴에 세기고 살아 갈 것입니다.
우리도, 아이들도 소중했던 그 순간들을 잊지 않고, 그렇게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