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소식 [소년원학교] 22교시 -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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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화요일 오후 2시 서울 소년원에서
지난 4개월가량 진행된 2016년 상반기 연극반 아이들과 함께 할
‘아름다운 아이들 2016-여름’ 공연을 위해
공연 당일 아침 서울소년원을 찾았습니다.
드디어 공연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이들도 선생님도 떨리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와서 미리 테크니컬 리허설을 진행 하고 계시는
무대/조명 감독님, 음향 감독님 행복공장 스텝여러분 그리고
우리 대장님이신 노지향선생님 까지 너무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타이트 한 일정에 공연 준비 하느라 다들 많이 지치셨을 텐데,
걱정스러운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들 뿐입니다.
부디 건강도 잘 챙기면서 너무 무리 안하시면 좋겠습니다.
테크니컬 리허설을 진행 하시는 동안,
아이들과 다른 선생님들은 빠르게 공연 연습을 진행 했습니다.
당일이 되니 너무 떨린다, 망할 것 같다며, 실수하면 어찌 하냐며
걱정을 하는 아이들을 대리고 괜찮을 거라며 한 번의 연습을 끝 낸 뒤,
조명과 음향이 준비 된 후, 간신히 딱 한번 실전처럼 맞춰보고 나니,
벌써 무대에 설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빈속이 연기하기 편하다며 간단한 빵과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중요한 장면들을 한번 씩 더 점검 해 본 후
무대 뒤로 숨어서 관객 입장을 기다립니다.
어느새 학생과 외부 손님들로 가득 찬 강당,
사회를 보시는 선생님께서 나와서 인사말을 하시고,
서울소년원 원장님과, 행복공장 이사장님의 축사가 끝난 후.
객석과 무대는 동시에 암전이 되었습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연극 소개를 맡은 우리 연극반 친구 2명이
무대 앞으로 당당히 걸어 나갑니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 기분 좋게 연극 소개 및 오프닝을 마치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무대 뒤로 들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노래가 잦아들고 다시 암전상태의 무대에서
A는 자기가 친구와 18:2로 싸워서 이겼다며 아이들 앞에서 이야기합니다.
다른 아이들이 믿지 않자 이야기를 해준다고 합니다.
노래가 나오고 과거 회상. 친구와 둘이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싸우고,
멋진 액션 씬 끝에 승리합니다. 정장을 입고 싸움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
확실히 조명과 음향이 더해지니 멋진 무대가 완성됩니다.
소년원에서의 이야기, 과거 사회에서 있었던
부모님과의 갈등, 경제적인문제들 때문에 겪는 힘든 일들
닥쳐오는 불행들, 나를 버린 아빠와 일탈과 비행이 동반된 친구들과의 추억과
이성을 사랑하고 이별했던 기억들 까지 ....
아이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연극이란 형태로 무대 위에 멋지게 그려 넣습니다.
준비 한 공연이 끝난 후, 연출을 하신 노지향대표는 무대 위로 올라갑니다.
끝이 씁쓸한 여운이 남는 연극,
바꿔 보고 싶은 장면이 있는지 관객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머뭇거리던 관객들은 하나 둘 씩 손을 들고,
연극에 직접 참여해 바뀌었으면 하는 장면 속에서
‘나라면 이렇게 행동 하겠다’를 연기 해 봅니다.
이로 인해서 연극이 기존의 연극과 바뀌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별 변화가 생기지 않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는 하지 못하더라도, 이렇게 연극에서 바꿔 봄으로서
현실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해법에 대한 힌트라도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노지향대표는 말합니다.
“연극에서라지만, 진짜 작은게 바뀌었는데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죠?
진짜 별거 아닌데, 순간 판단을 잘못해서 일이 안 좋아 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몇 명의 지원자들이 장면을 바꾸어 본 후,
아이들이 준비한 합창무대까지 2시간에 걸친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모두 나간 뒤, 텅 빈 무대 위 아이들과 저희만이 남았습니다.
홀가분해 하면서도, 뭔가 허탈하고 공허하다는 아이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는 아이들.
정말 매순간 열심히 집중해주며, 힘든 길 같이 걸어준 아이들에게
오늘 특히 더 고맙고, 뭔가 헤어지기 싫은 마음입니다.
정해진 일정 탓에 제대로 된 뒤풀이도 하지 못하고, 급하게 소년원을 떠났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고생 많이 했고, 선생님들께서도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들 너무 멋졌습니다. 정말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