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공장은 IE, 크롬, 파이어폭스 등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메뉴 건너뛰기

매달 가는 접견 길. 이번 달에는 월초에 다녀오는 길이다. 7월 6일 수요일 빗줄기가 오락가락.

곧 있으면 영등포교도소도 이전을 한다. 천왕동으로 간다고 하고, 이름도 '서울 남부 교도소'로 바뀌었다. 9월에 한다는 소리를 연초에 들었기에 언제쯤 오려나 했더니 벌써 때가 다 되었다.

7,8월은  '방학'이라 이곳은 종교집회도 없다. 마음 속으로 드려야 하는 미사, 법회, 기도, 명상.. 그것이 그들의 영성을 더 깊게 할지, 그 곳의 담장은 두 달 동안 신도 넘어갈 수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별일 아닌데 괜히 심각한가? 새집증후군 때문에 고생하지 싶다. 새 페인트, 새 철골의 심술난 입김들. 보일러나 빵빵 틀어서 베이킹해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0월쯤에 '소'와 '날으는 점돌이'는 출소 예정이다.  이달 접견에는 '바람'이 '진짜사나이'를, '포로리'와 '인자'는 '넌누구냐'를 만났다. 늦게 온 '엄지'는 (<-부쩍 예뻐진 얼굴) '곰'을 만나고 왔다.

 

이번에는 반가움이 더 크다. 화성직업훈련소에 가 있던 넌누구냐가 영등포로 돌아온 것이다. 고향같이 편하다며 웃는다. 미용면허증을 따는데 인조속눈썹에 접착제를 너무 많이 붙여 애먹었단다. 해봤어야지 ㅎㅎ 독실한 기독교인 넌누구냐는 처음보는 인자에게도 말을 자주 걸어주며 배려한다. 예술단1기(2010년 연극프로그램 참여자) 중에 제일 많이 형기가 남아있다. 그 전에 자립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얄텐데.

 

진짜사나이는 지난달에 '바람'이 내준 숙제를 또 해서 우편으로 보내왔다. 자작곡 만들기가 숙제인데, 제목이 멋지게도 '이별 그 후'이다. '바람'은  그 노래를 배우겠다며 들어갔는데, 진짜사나이가 '이야기할 시간도 없는데 노래는 나중에 배우자'고 해서 못배우고 나왔다. 나중에 꼭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곰은 성가대 일로 여전히 바쁘다. 7월에 성가대연주회가 있는데다, 봉제공장일 등. 그 와중에 지병인 치통때문에 죽을 먹고 있는데 '죽만 먹어도 살이 안빠진다'며 멋적게 웃었단다.

 

넌누구냐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다른 곳으로 가면 연락이 대부분 끊기는데, 우리처럼 끈질기게(?) 연락하는 사람들은 처음 본다고. '참~특이하네'

 

 110616 letter.jpg

어느 빵집에서 모두에게 편지를 쓰다

 

110613 score.jpg 

 

진짜사나이의 자작곡.

*저작권은 진짜사나이에게 있습니다. 무단도용 안되요

 

 

sherry

 

 

 

 

 

목록
  • 영등포에서_ '이별 그 후'

    매달 가는 접견 길. 이번 달에는 월초에 다녀오는 길이다. 7월 6일 수요일 빗줄기가 오락가락. 곧 있으면 영등포교도소도 이전을 한다. 천왕동으로 간다고 하고, 이름도 '서울 남부 교...

  • 천안외국인교도소 책 나눔 2011년 ④

    6월에는 중국어 25권, 힌디 또는 타밀어 5권으로 모두 30권을 천안외국인교도소에 기증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귀한 인도 책을 보낼 수 있었는데, 인도출장의 귀국길에 서점...

  • 영등포에서_조금은 할 말이 없어졌나봐요

    제법 쌀쌀하고 방사능 비가 내리던 지난 26일. 사무국에서는 영등포교도소에 접견을 다녀왔습니다. 2010년의 추억을 뒤로하고 2011년도 매월 찾아가던 발걸음이지만, 열정이 가득했던...

  • 천안외국인교도소 책 나눔 2011년 ③

    ▲표지가 참 예뻐서 전하고 싶어 올립니다. 사랑에 대한 작가의 말이 영어와 중국어로 두 줄 정도로 짧게 써있어요. ▼ 파스텔톤의 따뜻한 그림도 각 페이지마다 4월에는 영어 10권, 중...

  • 천안외국인교도소 책 나눔 2011년 ②

     2월과 3월에는 중국어 10권, 영어 4권, 캄보디아어 21권, 힌디어 10권 배트남 20권으로 모두 65권을 천안외국인 교도소에 기증하였습니다. 이번엔 자원 활동가 두분께서 베트남과 인...

  • 천안외국인교도소 책 나눔 2011년 ①

    12월과 1월의 천안외국인 교도소 도서지원 12월과 1월에는 중국어23권, 영어13권, 일본어 2권, 베트남어 4권, 태국어와 캄보디아어 각1권으로 모두 42권을 천안외국인 교도소에 기증하...

  • 영등포에서_ (마지막수업) 2학기⑫ '그때까지 행복# 은 계속된다'
    • 재소자
    • by 엄지
    • Jan 03, 2011
    • 1496 Readed

    (정리 - 엄 지) 공연날. 2010년 연극수업을 같이 했던 분들과의 마지막 시간. 축제의 날. 추운 겨울 날씨다. 12시가 넘어서야 교도소 내로 입장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혹시...

  • 영등포에서_ 2학기⑪ '얼음땡 할 시간 없어요~!!!'
    • 재소자
    • by 엄지
    • Jan 03, 2011
    • 1681 Readed

    (정리 - 엄 지) 공연을 하루 앞둔 날. 공연을 위한 최종 확인을 하고, 준비가 많이 필요한 날. 새벽은 오히려 그리 많이 춥지 않았건만, 영등포소 근처로 오니 차갑고 강해진 바람은 ...

  • 영등포에서_ 2학기(10.5) '접선 : 따로, 또 같이'
    • 재소자
    • by 엄지
    • Jan 03, 2011
    • 1669 Readed

    (정리- 엄 지) 오늘은 영등포 교도소가 감사를 받는 날로 우리 연극 수업 휴강일이다. 하지만 연극준비를 위해 오늘도 같은 시간 영등포 교도소로 향했다. 비록 모든 참가자들과 만나...

  • 영등포에서_ 2학기⑩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 재소자
    • by 엄지
    • Dec 31, 2010
    • 1584 Readed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 즐겁게, 신나게' (정리 - 엄 지) 공연준비를 위해 오늘 수업장소로 같이 들어가려고 했던 무대 디자이너 강과 스탭 정이 소측으로부터 오늘 출입을 허락받지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