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계일보] "파랑새 어디 있나요?" 소년원 학생들이 묻는 행복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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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소년원에서 나가기만 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다. 자유와 돈이 있고 가족과 함께 있으면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마법의 힘을 빌려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 시간여행을 떠난다.
엄마를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아이, 소년원 퇴원 직후의 자유로운 삶을 누리며 일상의 행복을 누리는 아이, 그리고 미래로 가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멋진 가장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이…. 하지만 기대와 달리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시 불안한 삶의 패턴이 반복되기 시작한다. 과연 아이들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이들이 원하는 진짜 행복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는 26일 오후 2시 경기도 의왕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 대강당 무대에 오르는 연극 ‘썸머 매직(Summer Magic)’의 줄거리다. 소년원 학생 7명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자전적 연극으로 학생들이 직접 배우로 변신해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은 사단법인 행복공장(이사장 권용석)과 연극공간-해(대표 노지향), 그리고 서울소년원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사단법인 행복공장과 연극공간-해는 지난 2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서울소년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려 12주일 동안 연극수업을 진행했다. ‘썸머 매직’은 연극 수업에서 나왔던 학생들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고, 학생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공연을 하는 점이 특징이다.
소년원 학생들이 중심이 된 연극 공연은 1부로 막을 내린다. 2부는 연극 속의 불행하거나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관객들이 바꾸어보는 ‘관객 참여 형식’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관객이 어떻게 하면 상황을 조금이라도 좋게 바꿀 수 있을지 대안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직접 무대에 올라가 연극으로 시도해볼 수도 있다.
공연을 준비한 소년원 학생 A군은 “연극을 하면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내 재능과 끼를 발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나를 더 잘 가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B군은 “처음 연극을 시작했을 때는 창피하고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며 “하지만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단법인 행복공장과 연극공간-해는 지난 2014년부터 서울소년원 학생들과 연극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워크숍 일환으로 ‘아름다운 아이들’이란 제목의 연극을 만들어 공연했는데, ‘썸머 매직’은 그 8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연극 연출을 담당한 연극공간-해 노지향 대표는 “소년원에서 만난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가 깊은 애, 텅 빈 집에 마음 둘 곳 없는 애, 친구들과 있는게 마냥 좋은 애, 엄마·아빠가 밉지만 그래도 보고 싶다는 애 등 다양하면서도 서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들이 아빠와 낚시하는 것, 가족들과 건강히 사는 것, 식구들과 여행가는 것 등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어떻게 하면 이어갈 수 있을지 고심했다”며 “곧 성인이 되는 아이들이 더 당당해지고 행복해지는 데 우리의 연극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 관람은 20세 이상 성인만 가능하다. 관람을 원하는 이는 사단법인 행복공장에 이메일(hf1016@daum.net) 등으로 신청하면 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원문출처 : http://www.segye.com/newsView/20180620000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