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합뉴스] 소년원생들, 뿌리깊은 상처 딛고 연극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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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엄마 밥보다 편의점 삼각김밥이 좋았다. 지금은 따뜻한 엄마 밥이 더 좋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치유연극 '아름다운 아이들 2016-여름'에 배우로 참여한 한 소년원생이 28일 무대에 오르면서 감회를 적은 글이다.
연극은 비영리법인 ㈔행복공장이 법무부 등의 후원을 받아 이날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소년원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행복공장은 국내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예술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다. 2014년부터는 연극공간 '해'와 함께 소년원생들이 참여하는 연극 치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연극은 짜여진 대본이나 대사가 없이 진행됐다. 소재는 무대에 오른 소년원생들의 삶이 투영된 경험담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우는 부모와 재미 없는 학교 생활, 죄의식 없이 나쁜 일을 저질렀다가 바깥세상과 격리된 채 살아가는 소년원생들의 삶이 소재다.
관객들도 즉흥적으로 연극에 참여했다.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 관객은 직접 무대에 올라 배우들과 어우러졌다.
㈔행복공장은 이 연극을 통해 '치유'와 '관심'을 얘기했다.
이 단체의 권용석 이사장은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던 소년원생들이 연극을 준비한 몇 개월 사이에 자기감정을 표현할 줄 알게 되고 남을 배려하는 여유가 생겼다는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년원생들의 뿌리깊은 상처와 적개심이 치유되는 과정을 확인하면서 비행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게 연극이 던지는 화두다.
매년 연극을 지켜보고 있는 한영선 전 서울소년원장은 "어른들이 베푸는 단발적인 선행이 아이들을 바꿔 놓을 수 없다. 연극을 통해 나 스스로 어른들의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보배 기자 bobae@yna.co.kr
기사링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6/28/0200000000AKR20160628163000004.HTML?input=1179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