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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소식 「베캄교실」연극이 끝나고 난 뒤 '안나의 일기'


또 다른 만남의 시작

 

연극 공연이 끝나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았던 푸른 새벽

헤어짐의 아쉬움을 포옹으로 달래며 친구들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지 이제 삼일 째~~

아직도 나는 연극 안에 베캄 친구들과 함께 있다.
자꾸만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촉촉해진다.

그리고

그녀가, 그가, “우리” 모두가 보고 싶다.
사마트, 사라이, 도반능, 반두, 마씨미은, 반지오, 다라, 부티웻, 희엔, 땅리홍, 셍펜킴, 반펑
들풀, 은영, 세나, 희정, 지현, 세리, 동진, 준원, 동오, 건희, 용석, 지향

 

# 첫 만남

 

예전에 이주여성들과 토론연극을 함께 했던 경험이 있었고, 불합리한 고용허가제 안에서 힘겹게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조금은 알고 있었기에 베캄 친구들과 만남은 무척 설레었다. 무엇에 대한 기대였을까???

첫날, 서로 인사할 때 내가 했던 말은 ‘만나고 싶었어요’ 였다.

 

## 일주일에 한 번의 만남

 

4월부터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되면서 일요일 오후 시간을 고스란히 베캄 친구들과 보내기에 자꾸만 힘겨워졌다.
올해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농사(150평정도 밭농사)도 시작했고 생태텃밭강사라는 새로운 일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요일 마다 몸과 마음이 지쳐 베캄교실로 향하곤 했다. ‘파도 너무 힘들어 보여요’ ‘안마 해줄까요’ 친구들은 늘 항상 따뜻한 웃음과 손길로 나를 반겨준다. 언제나 그랬듯이 일주일 동안 어찌 지냈는지를

 

나누고 얼음~~땡!!!

파도 하나~ 두울~ 셋~~~
와~~와~~~ 와~~~~
 
얼음땡을 할 때면 두 사람 이상 얼음하면서 멈추어야 했기에 우린 의식적으로 때론 무의식적으로 손을 잡기도 하고, 안기도 하고, 옷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같이 넘어져야만 했다.

왜냐하면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웃고, 웃고, 또 웃었다.

배가 아프도록, 얼굴 근육 당김이 있을 때까지 웃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같이 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 술도 마시고, 산책도 하고, 장난도 치고, 노래하고, 춤추며 놀기고 하면서 각자 경험을 연극으로 만들어 나누었다.

꿈이 무엇인지, 왜 한국으로 왔는지, 이별의 순간들, 기쁨의 순간들, 고국에 돌아가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

우린 조금씩 조금씩 “같음과 다름” 을 느끼며 점점 더 가까워졌다.

 

본격적으로 “우리집에 왜 왔니?” 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 동안 웃음은
가슴 먹먹함으로, 슬픔으로, 안타까움으로, 감동으로 다가왔다.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고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또 우리는 웃었다.

 

### 두 번의 공연을 하면서

 

첫 번째 공연은 베캄 친구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진행되었다. 관객의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다. 공연을 하는 당사자도, 연극을 보는 이주노동자들도 답답한 현실 앞에서 가슴 먹먹해 했고,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좋은 환경으로, 만남으로 이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내가 참여했거나, 보았던 토론연극 중에서 관객 참여가 가장 많은 공연이었다. 연극을 고쳐가는 과정에서 답답한 현실을 극복한 사례도 있었고, 고용허가제 불평등한 법적 조항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토론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두 번째 소사3동에서의 공연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주여성 필리핀 공동체 ‘다마얀& 리틀다마얀’  베트남 공동체 ‘궁남따이’ 아이다마을(아시아 이주여성 다문화 공동체) 친구들과 가족들이 공연을 보러 와주었다. 
그녀들은 이미 자신들의 이야기를 토론연극으로 만들고 공연을 해본 경험이 있는지라 연극에 직접 뛰어들어 연극을 바꾸기도 하고, 활발한 의견을 내 놓기도 하면서 이주여성이면서 또 이주노동자로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을 함께 나누어 주었다.

 

나의 소중한 친구들아 고마워~~

 

#### 또 다른 시작

 

공연이 끝나고 소사3동 성당 신자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있었다.
따뜻한 환대와 맛있는 음식, 먼저 내밀어 준 손.
우리 모두 행복하고, 가슴 벅차고, 가슴 뭉클했던 시간이었다.
베캄 친구들, 궁남따이 친구들, 소사3동 성당 자매 형제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동안
자꾸만 눈물이 나와서 눈물을 감추려고 애써 흥겹게 춤을 추기도 했다.

그리고 우린 모두 친구가 되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베캄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자전거도 타고, 산에도 같이 가고, 낚시도 가고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꿈을 향해 날수 있도록 서로가 날개가 되었으면 좋겠다.
 

너무 보고 싶다. 칭구들아~~~

 

2011. 6월 29일  아침 빗소리를 들으며  파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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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캄교실 ]

*베캄교실의 '베캄'은 '베트남,캄보디아'의 줄임말입니다. 두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여러가지 놀이, 자신의 경험으로 연극만들기를 통하여 한바탕 신나게!!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갑니다.

 

일정_12회차 6월26일(매주 일요일 공연 준비로 전날 12시까지 연습하고 오후 1시에 모임) / 장소 소사3동 성당 교육관

주최_행복공장 / 후원_소사3동 성당

참가_건희, 다라, 도반능, 동진, 동오, 들풀, 땅리홍, 마씨미은, 반두, 반지오, 부티웻, 사라이, 사마트, 세리, 세나, 셍펜킴, 은영, 용석, 주영, 준원, 지향, 지현, 파도, 히엔, 희정 (22명)

진행_지향(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연극공간-극단 해 대표 / 행복공장)

 

 

in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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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사라이 엄마 2011.06.30. 23:14
흐흐흣 ^^
생각할때마다 설레는 기분.

자전거도, 등산도, 오케이 ㅎ
happitory 작성자 2011.07.08. 21:47
이제 잡초샐러드는 못먹는건가요. 잇힝~

'서로의 날개가 되어 주는 것'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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