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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시간

*시    간  :  2010. 3. 23. 화.

*장    소  :  영등포 교도소 대강당

*주    최  :  사단법인 행복공장

*주    관   :  사단법인 행복공장 /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

*참가자  :   바람(노지향/주강사), 엄지(김현정/보조강사), 함께라면(권용석/행복공장 대표), 펭 귄(전행오/행복

                    공장 사무국장)

                    와보노, 오뚜기, 곰, 별바라기, 진짜사나이, 북파공작원, 미카엘, 날으는 점돌이, 꼴통, 희 망, 소, 대감 

                    마님, 북두칠성, 넌 누구냐(이상 재소자 총14명)

 

 

정리 -  김현정 (한양대학교 연극전공 겸임교수)

 

 

  강사진이 도착하기 전 수업 참가자 전원이 강당에 집합해 있었다. 몇 명은 아래서 난로 불을 쬐고 있었고, 나머지는 수업을 하는 강당 강단 쪽에 모여 삼삼오오 이야기하고 있었다. 강사진이 들어가자 반갑게 인사로 맞아주었고, 같이 의자를 원형으로 배열한 후 수업을 시작하였다. 안부 나누기와 숙제 점검시간에 대감마님은 살고 싶은 생각이 없을 정도로 요즘 힘들다고 하였다. 그래서 농구가 숙제였지만 맘이 내키지 않아서 안했다고 했다. 나를 위한 숙제가 무엇이었는지를 기억 못하는 참가들도 꽤 있었다. 본격적인 게임을 하기에 앞서 손목과 팔목을 푸는 워밍업을 한 후 빈대 얼음땡 이 진행되었다.

 

지난 시간 수업장소가 협소했던 관계로 몸 움직이기를 많이 못했었던 것을 고려, 오늘은 얼음땡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다. 게임을 하는 도중 날으는 점돌이가 강대상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었는데, 의자 판이 그대로 주저앉아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곰이 최후의 술래가 되어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다가 넌 누구냐가 이어 마지막 술래로 모두 아웃시키는 것으로 게임이 종료. 그리고 두 줄로 나란히 서서 마주보며 진행된 더 큰소리로 말해 - 해/싫어 에서는 ‘더 큰 소리로 말해’라는 말을 팀원 전원이 합심하여, 협동심을 발휘한 팀에게 승리가 돌아갔고, 진 팀이 이긴 팀을 업어주기는 것으로 상을 대신하였다. 등에 상대팀을 업은 채로 공간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업는 사람도 업힌 사람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2명씩 짝을 지어 진행된 해-싫어 에서는 몸에 핏대를 세우고 다양한 제스처를 하고, 공간을 이동하는 등 적극적인 시도를 하는 모습들이 많이 나타났던 반면, 별바라기와 대감마님 팀은 공간이동이나 다른 제스처 없이 제자리에서 뒷짐을 서서 웃으면서 거의 같은 말들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다시 의자를 원형으로 배열하여 앉아 첫 시간에 그림으로 그렸던 ‘2010년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 무인지를 나누었고, 두 팀으로 나누어 나왔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극을 만들어 발표하기로 했다. <이송><엄마 사랑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즉석공연은 각각 영등포교도소로 이송되어 오면서 보았던 바깥풍경과 같은 방 재소자들의 텃새로 인한 갈등과 화해, 그리고 지금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하고 싶었던 가상의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과 현재 교도소에서 참여하고 있는 성가대 공연 연습 모습을 담았다.

 

주어진 수업시간을 20분이나 넘기면서도 공연발표와 관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하면서, 보면서 많이 즐거워하며 많이 웃었고, 뿌듯해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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