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에서_ 2학기⑨ '우리에겐 좀 더 가슴 찡~한…'
우리에겐 좀 더 가슴 찡~한 그 무언가가 필요해
(정리- 엄 지)
오늘은 정순민씨와 또 다른 무대 디자이너 강동형씨가 수업에 참여하였다.
수업 시작 전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다가 일단 공연을 하게 될 공간 상황과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무대에 관한 이야기를 수업 후로 미루고 모두 강당으로 들어갔다.
원형으로 의자를 둘러앉아 안부나누기를 하는 시간에 정 쌤과 강 쌤도 같이 참여. 풍치로 고생하던 곰은 이빨을 하나 빼서 한결 편해진 모습었고, 다른 교도소로 이감이 결정된 미카엘의 표정은 어두웠다(연극발표를 같이 하는 것도 불투명하다고 이야기하다가 주임이 발표까지는 같이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 개인사정으로 힘들어한다는 공작원은 계속 결석.
오늘도 변치 않고 얼음땡을 한 후, 두명씩 짝을 지어 제발-안돼를 실시. 종종 ‘안돼’라는 말을 할 때 짝과 눈마주치는 것을 피하면서 도망다니는 참가자들이 있었다. 거절하기를 힘들어하고 잘 못하는.
다시 원으로 둘러앉아 연극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으면 좋을지를 논의되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우리가 직접 경험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가슴 찡한 여운을 주는,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만들자는 데 모두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어서 두 모둠으로 나뉘어 연극 만들기가 진행되었다.
생수배달과 인생 직장팀
주인공은 출소 후 여기저기로 구직을 하다가 생수 배달업체에 취직한다. 그러나 직장 생활에서 동료직원과 부딪치는 일이 잦고, 상관에게 전과사실이 발각되어 권고 사직을 당하기에 이른다. 아는 선배의 스낵카를 인수하고자 하나 돈이 부족하고, 주변인들에게 돈을 꾸려고 하나 실패한다. 우연히 옛 동료를 만나 나이트클럽 관리를 맡게 되고, 업소에서 손님들과 문제가 생겨 사고 발생 후 다시 교도소로 들어가게 된다.
재 회 가정팀
출소 전 같은 방 동료와 출소 후 아이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 상담한다. 출소 후 아내는 아이와 연락이 안되는 동안 수감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숨기자고 신신당부. 아이에게는 그동안 아빠가 일본에 가있었던 것으로 이야기해 왔던 아내. 정작 식탁에 둘러앉아 가족 식사하는 동안 아이는 아빠에게 이것 저것을 묻고(일본에 대한) 그간 연락 안 한 아빠에 대한 원망도 쏟아낸다. 당황한 아빠, 잔소리하는 엄마. 아이는 밥을 먹다가 중간에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일본다녀왔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지만 규정상 개업을 하지 못한 채 경제활동을 못하고 있는 주인공은 아내와 자식을 볼 면목이 없다. 아버지의 소개로 직장을 다니게 되지만, 현장 경험이 없어 직장 동료들과 갈등이 생기고, 직장 내 다른 사람들의 모여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 의심과 불안함, 불쾌감이 몰려온다. 결국 직장을 관두고 집으로 돌아오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 아내와 갈등하게 된다.
연극이 끝난 후 북두칠성은 연극 상황에서 좀더 가슴 찡한 장면이 만들어지고 전해져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 수업을 마치면서 바람은 우리의 공연에서 사용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오면 좋겠다는 당부를 하였다. 북두칠성은 안그래도 할 일이 너무 많고 바쁜데 언제 그런 것을 하겠냐고, 너무 많다며 반박하기도 했지만. 다음주를 기대해본다.
2학기 아홉번째 영등포교도소 연극 프로그램
*시간 : 2010. 11. 16. 화.
*장소 : 영등포 교도소 대강당
*주최 : 사단법인 행복공장
*주관 : 사단법인 행복공장 /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
*후원 : 영등포교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