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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시간

*시간 : 2010. 6. 8. 화.

*장소 : 영등포 교도소 대강당

*주최 :사단법인 행복공장

*주관 :사단법인 행복공장 / 억압받는 사람들의 연극 공간-해

*참가자 : 바람(노지향/주강사), 엄지(김현정/보조강사), 함께라면(권용석/행복공장 대표), 펭 귄(전행오/행복공장 사무국장)

와보노, 오뚜기, 곰, 별바라기, 진짜사나이, 북파공작원, 날으는 점돌이, 희망, 대감마님, 북두칠성, 넌누구냐(이상 재소자 총11명, 소, 꼴통, 미카엘은 인성교육 참가로 불참)

 

 

 

정리 - 엄지 (김현정-한양대학교 예술학부 연극전공 겸임교수)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보태어진, 보너스로 얻게 된 만남의 시간이다. emoticon아침부터 내리쬐는 따갑고 뜨거운 햇살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급도약하는 듯한 심상치 않은 날씨변화를 보여준다. 오늘 수업에서 만난 참가자들 대부분이 반팔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소내 실내 공간에서만 허용되는 듯한 자유복장. 강당밖을 나갈 때는 다시 수의를 입어야 한다. 평소 푸른 색 혹은 황토색의 옷만 보다가 검정, 흰색, 회색, 하늘색 등등의 반팔 티셔츠를 입은 모습들을 보니, 다른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느낌까지 들었다. 오늘은 소내 인성교육으로 3명의 결석생이 발생하였다. 수업중간에 그분들이 수업에 참석하도록 주임님이 조치를 취했었지만, 작은 사건으로 그 조치도 무산이 되었다. 발표날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3명이나 결석한다는 것은 많이 안타깝다.

 

 

 

1주일간의 안부를 나누는 시간에 넌누구냐 는 직업교육을 위해 다른 소로 이감을 될 가능성이 아주 높으며 그렇게 되면 당장 다음주부터 연극수업에 못나오고 연극발표에 참석을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곰은 바라던 바대로 천주교 방으로 옮겨서 연극참가자들과 같이 지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연극수업 참가자 중 천주교 신자가 7명이나 된다) 공작원은 편도선도 붓고 몸이 안좋다 하고, 점돌이는 소세지 알러지로 입술이 부어올라 있었다. 북두칠성은 모기장을 치느라 바빴던 이야기를 하고... 옷이 주는 밝은 분위기와는 다르게 몸컨디션은 많이 쳐져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연극발표날짜와 형태에 대해서 공고를 했는데, 연극발표가 소내 재소자들이 아니라 소수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에 참가자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부담감을 덜고 좀더 편하고 안심이 된다는, 잘되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동안 소내 재소자들은 무대공연이 웬만큼 재밌거나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영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래서 그들 앞에서 연극을 발표하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많이 오고 갔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덜어졌다는 것이다. 반면, 외부 사람을 관객으로 할 경우, 소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갔지만 진행자는 그 부분에 대한 염려나 부담을 덜도록 안내하였다.

 

 

 

연극장면을 만드는 부분에 있어서도, 보여주기 위한 쇼를 만들기 보다는 소에서의 생활을 드러내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연극 소재를 결정하는 부분에서는, 재소자끼리의 갈등과 문제를 다루자고 이야기가 모아지다가 결국 재소자끼리 그리고 교도관과 재소자 간의 문제 두가지를 보여주자고 의견을 모아졌다. 진행자는 일방적 악인이나 선인으로 등장인물을 보여주지 말고, 각각의 입장을 되도록 객관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각각의 입장과 상황의 정당성이 보여지도록 만들자고 제안했다. 누구를 희생자로 만들자는 것 혹은 비리를 고발하자는 입장이 아니라, 같이 이야기하고 고민해보는 장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참가자들도 그 의견에 동의를 했다.  

 

 

 

제법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다가 드디어 몸풀기 시간... 빈대 얼음땡찰칵찰칵 그리고 그 업그레이드 버전 이 이어졌는데, 처져 보이는 컨디션 만큼이나 얼음땡 초기에는 몸움직임이 다른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가 이내 찰칵찰칵 에서는 다시 속도감과 긴장감, 장난기를 되찾았다. 이름술래잡기에서 오늘도 북두칠성은 얼음 상태에서 진짜 사나이만을 외쳤다. 그때마다 강당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두 팀으로 나눠 진행된 소리 오케스트라 에서는 ‘쌍바위골의 비명소리’ ‘불협화음’ 이란 제목의 목소리 음악이 연주되었다.

 

 

 

이어 두 팀으로 나누어 연극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극은 전혀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내기보다는 지금까지 나왔던 이야기, 연극으로 만들어보았던 장면들을 효과적으로 조합해서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각 팀은 장기수와 단기수 간의 갈등과 질병, 외출 등의 문제와 얽히는 교도관과의 갈등 을 연극의 주테마로 삼기로 했고 그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팀별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장기수와 단기수 문제를 다루던 참가자들은 장기수와 단기수 간의 갈등문제보다 신입과 기존재소자간의 갈등 문제가 더 빈번하고 현실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고, 현실을 중시한다는 입장에서 연극의 소재로 신입과의 갈등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각각의 팀이 나눈 이야기들은 다음주 만남에서 연극으로 만들어 보여주기로 하고 다시 원으로 둘러앉아 마지막날 연극발표에 이은 참가자들의 특별무대를 어떻게 꾸미면 좋을까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의 내용, 역할 분담에 대한 대략적 계획을 세운 후 다음 시간에 본격적으로 연습해보자는 약속을 하며 수업을 종료하였다. 종료시간을 엄수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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