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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에서 ‘인권’을 생각하다

 

 

어딘가 소년원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공간을 방문해본 적은 없었다.

범계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서울소년원’으로 가달라고 했더니, 기사분이 묻는다.

“제가 이 동네 사는데 그런 데가 있었나요?”

아차 싶어 고봉중고등학교라고 했더니 기사분은 갸우뚱한다.

결국 주소지를 네비게이션에 입력해서 찾아갈 수 있었다.

서울소년원에 도달하여 높다란 담벼락을 보자, 왜 지역민조차 이곳의 정체를 잘 몰랐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학교 건물과는 달리 폐쇄적이었기 때문이다.

 

강당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땀냄새가 진동했다. 6월의 후텁지근한 날씨에 학생들이 땀을 제법 쏟은 모양이었다. 

앞자리에는 체육복 차림의 스포츠머리를 한 수백 명의 남학생들이 와글와글 떠들고 있었다. 

간혹 팔뚝에 지워지지 않는 그림을 그려놓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그제야 내가 소년원에 와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학생들이 보여준 연극은 대단히 이상했다. 목소리는 웅얼거리고, 대사를 주고받는다기보다는 각자 떠드는 것 같았다.

소년원 생활을 사실 그대로 표현한 것 같기는 한데, 나로서는 잘 이해되지 않았다. 주제가 무엇인지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다만 그들이 보여주는 실상이 어디선가 많이 본 것처럼 느껴졌다. 어째서 익숙할까, 생각해봤더니 교도소 안 죄수들이 등장하는 

영화 속 장면이 떠올랐다. 소년원 생활은 마치 교도소나 군대와 같은 위계질서를 보여주었다.

‘아, 이곳은 작은 교도소이고, 이 친구들은 죄수와 같은 심정으로 살고 있구나.’

연극이 끝난 뒤 관객과의 대화가 시작되어서야 나는 이 프로그램의 의도를 눈치 챌 수 있었다. 

연극을 관람한 학생들과 일반 관객들이 수정하고 싶은 대목을 발표하고 직접 연기에 도전하는 과정을 보면서, 

소년원의 열악한 실상을 차츰 알게 되었다.

연출자가 성의 있는 발표를 하면 간식 선물을 주겠다고 하자, 학생들은 너도나도 손을 들었다. 선생님과의 대화를 수정한 친구도 있었고, 

선배, 후배, 부모님과의 대화와 태도를 수정한 친구도 있었다. 춤이 맘에 안 든다며 열정적인 춤을 추어댄 친구도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소년원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지만 정신은 매우 밝고 적극적이구나. 일반 학생들도 저렇게 자유롭게 발표할까?’ 싶었다.

그리고 몇 가지의 생각이 떠올랐다.

이 친구들이 소년원에 와 있는 것은 세상의 어두운 면을 일찍 알아버렸기 때문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들이 아닌 어른들의 몫이라는 것,

소년원에서 인권이 무시된다면 이 친구들은 결국 몇 년 뒤 범죄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이 친구들은 지난 실수를 반성하고 있으며 장차 멋진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꿈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돌아오는 길, 발길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그동안 나 자신만을 생각하고 살고 있었다는 생각, 그리고 기성세대는 미래세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인터넷으로 ‘소년원’을 검색해보았다. ‘법무부 소속 특수교육기관’으로 범죄예방정책국이 관할하고 있다. 

범죄예방정책국이 특수교육시설에서 지내는 청소년의 ‘인권’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기로 했다.


이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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